[텐아시아] 대륙의 별이 된 그대 김수현
김수현(26)이라는 이름은 언젠가부터 흥행 보증수표였다. 한국을 벗어나 중국 대륙까지 시끄럽게 뒤흔든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성공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신드롬급 인기와 2013년 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은위)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

그렇지만 그를 시장성 높은 스타로만 읽을 수는 없다. ‘별그대’의 외계인 도민준도 그렇지만 ‘해품달’의 이훤이나 ‘은위’의 원류환 모두 정형성을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다. 배우라면 당연히 도전하고 싶은 매력 있는 인물들이다. 매번 큰 인기를 끈 성공 비결을 김수현에게 묻자 슬그머니 공을 캐릭터에게 돌린다.

[텐아시아] 대륙의 별이 된 그대 김수현
“작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일편단심으로 슬픈 사랑을 하는 가상의 왕(해품달), 남파임무를 수행하지만 어느새 그가 발붙인 땅에 정이 들어버린 스파이(은위), 지구에서 400년을 산 외계인(별그대)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열 수 있을 만한 캐릭터를 만났던 것이 제가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 아닐까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캐릭터의 매력을 많이 보는 편이고요. 영화 ‘타짜’에서 ‘이 남자 가질 수 없는 건가’라는 김혜수 선배의 대사를 듣는 순간, ‘가질 수 없는 남자는 굉장히 갖고 싶은 남자 아닐까’라고 생각했죠. 앞으로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대답은 겸손하지만 그 뒤에는 배우 김수현의 치열한 노력이 감춰져 있다. 캐릭터와 그 자신의 닮은 점을 묻자 감춰진 이런 모습이 금세 들통 나 버린다.

“도민준과 김수현의 닮은 점요? 진중한 성격이 닮았어요, 하하. 그리고 집요한 편이에요. 최근 누군가가 ‘너는 성격이 지나치게 한 곳으로 치우쳐 있어 연기할 때도 한쪽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 연기할 때 좀 더 넓게 바라봐야 하지 않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내가 숲이 아니라 나무를 보는 것은 맞아. 하지만 적어도 ‘나무들’을 보고 있지’라고 답했죠. 컷마다, 장면마다 세심하게 신경 쓰는 성격이 연기에 많이 도움됩니다. 어떤 감정 표현이나 단어 사용 등 사소한 것도 집요하게 표현하려고 하는데 그때 드러나는 감정들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아요.”

특히 지구에서 400년을 산 도민준이라는 캐릭터는 조선시대부터 개화기, 2014년의 서울까지 한 편의 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다양한 시대 속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셀 수 없는 밤샘 연구 끝에야 비로소 가능했던 ‘도민준의 성공’이다. 그런 치밀한 노력 끝에 마침내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김수현. 지난 8일 중국 장쑤위성TV에서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중국으로 건너가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에 출연한 데 이어 16일 서울 팬미팅을 시작으로 아시아 7개국 9개 도시 순회 팬미팅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드라마가 잘돼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이 기분 좋고 감사한 일입니다. 드라마를 하면서 중국에서까지 반응이 좋다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수현은 스스로 ‘도전자’라고 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땅을 벗어나 대륙까지 뻗어 나간 자신의 유명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높아진 인기 탓에 두려운 부분도 있기는 해요. 지켜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면 도전 의지가 꺾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점은 그럴수록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전자의 자세에서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배선영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