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건 심장뇌혈관 병원장(아랫줄 왼쪽)이 의료진과 함께 환자 사진을 보며 얘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오재건 심장뇌혈관 병원장(아랫줄 왼쪽)이 의료진과 함께 환자 사진을 보며 얘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 모든 혈관질환을 한곳에서 치료할 수 있는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이 문을 열었다.

삼성서울병원은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장질환과 뇌졸중 혈관질환을 통합치료하는 심장뇌혈관병원을 개원한다고 발표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암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2·3위인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은 발병 원인이 서로 복잡하게 얽힌 경우가 많고 이들 질환을 동시에 앓거나 다른 질환이 뒤따라 발병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을 한꺼번에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현재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MGH)뿐이고 아시아에는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이 2011~2012년 뇌졸중센터의 동반질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심혈관·뇌혈관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는 4명 중 1명(25.1%)꼴이었다. 부정맥(혈관이 불규칙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인한 심혈관·뇌혈관 질환의 동반 발병이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어느 병원에도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는 진료시스템은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다혈관질환클리닉, 경동맥협착클리닉, 심방세동환자·뇌졸중클리닉 등 지금까지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적이 없는 새로운 통합진료클리닉을 선보였다. 진료과별로 구분돼 있는 외래 공간과 입원 공간을 하나로 합치고,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1곳이던 진료실을 6곳 더 늘려 진료대기 시간도 줄였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혈관외과, 심장외과, 응급의학과, 중환자의학과 등 대동맥 질환 관련 전문의가 당직을 서는 24시간 대동맥 전담팀을 꾸렸다.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아닌 전문의가 매일 야간 당직을 서면서 응급환자에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심장뇌혈관병원 초대 병원장은 메이요클리닉 융합이미징센터장인 오재건 교수가 맡았다. 오 병원장은 심장초음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오 병원장은 “앞으로 국내 의료계에서 심장·뇌졸중·혈관 복합치료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삼성서울병원과 세계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이 공동이미징센터를 구축해 통합진료클리닉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