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의 이상한 업무처리
(최성국=지식사회부 광주주재기자)
전라남도 교육청의 이해못할 업무처리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순천 금당고의 송모군을 체벌해 뇌사상태에 빠지게 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인 송모씨(59)가 직위해제됐습니다. 전남도교육청은 체벌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등을 들어 이같이 조치됐다고 배경을 밝혔습니다.
송교사는 지난달 18일 오전 보충수업에 늦은 송군의 머리를 교실벽에 두차례 부딪히게 한 뒤 오후에는 20m가량 오리걸음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송군이 태권도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쓰러져 사경을 헤메다 지난 11일 결국 숨졌습니다.
문제는 체벌이 송군의 직접적 사인으로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증언을 한 학생 10여 명 중 1명이 송교사가 송군의 머리채를 잡고 교실벽에 머리를 찧었다고 한 반면 나머지 학생들은 교사가 머리를 벽쪽으로 두차례 밀었다며 다소 상반된 진술을 했습니다. 송군이 입원했던 전북대 병원에서는 산소공급 부족이 뇌사의 원인이라며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산소공급부족은 신장기능 이상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금당고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에 ‘선생님이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직위해제는 결코 가벼운 벌이 아니어서 사전에 신중한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됐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특별감사까지 벌였던 도교육청이 도대체 무엇을 조사했는지 궁금합니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이 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사실관계 파악보다는 여론 동향에 편승하는 데 급급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을 살만한 일들은 또 있습니다. 전남에는 공립인성중심 특성화학교가 2곳 있습니다. 진보성향의 장만채 도교육감의 선거공약으로 2012년과 2013년에 개교한 곡성 한울고와 강진 청람중이 그곳입니다. 설립목적은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이나 중도탈락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대안학교입니다.
학교 교장을 공모로 뽑고 교사들도 지원을 받아 설립했지만 그동안 운영은 복마전 수준이었습니다. 청람중의 경우 설립 1년만에 교사간 갈등과 교사·학부모·학생 불신 등 이런 저런 문제로 도교육청의 감사를 받은데 이어 8명의 교사 중 4명이 징계 등으로 학교를 떠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 2명도 학생체벌을 이유로 징계직전까지 갔다가 교육감이 “학생지도를 하다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며 없던 일로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장모교사는 이미 지역만기가 된 곡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규정에 어긋난 인사를 냈는가 하면 이모교사는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섬지역인 도초중학교로 직권 발령을 내면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정작 학교운영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도교육청이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소하기보다 덮기에 급급했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전남도 교육청은 이들 학교의 운영 등으로 교육부로부터 ‘2014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학업중단 예방 대책 분야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돼 23억원의 예산지원을 받게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