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쇳물이다…권오준의 '뉴 포스코'…전문성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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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제품별 생산관리부서 하나로 통일
생산-마케팅 크게 두 분야로 조직개편
연공서열 따라 '나눠주기' 인사 탈피
기술전문가 중용…'전문임원제' 도입
생산-마케팅 크게 두 분야로 조직개편
연공서열 따라 '나눠주기' 인사 탈피
기술전문가 중용…'전문임원제' 도입
기술 전문가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는 회사 실적과 재무 상황이 악화된 것은 지나친 ‘외도’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인 철강에 집중하지 않고 과도한 인수합병(M&A) 등으로 확장 경영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는 것이다.
권 내정자는 11일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향후 그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연공서열을 없애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권 내정자의 내실 경영은 조만간 이뤄질 비상장 계열사 인사 등에도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전문성 강화 위해 ‘슬림화’
포스코가 이날 발표한 인사의 특징은 ‘슬림화’다. 조직을 축소하고 임원 수를 크게 줄였다. 경영담당 임원 수는 종전 68명에서 52명으로 23.5% 감소했다. 특히 기획·인사 등 경영지원 업무 부문의 임원 수가 31명에서 1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슬림화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게 권 내정자의 생각이다. 그는 내정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철강 본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철강 생산과 마케팅을 분리하고, 연구조직을 마케팅에 융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새로 임원이 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전문임원’ 제도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등에서 기술 전문가들에게 임원 보직을 주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날 전문임원으로 발령난 19명 중 12명이 연구·기술·원료 전문임원이다. 재무·법무·전략·인사·홍보 등 다른 분야의 전문임원 수는 분야별로 1~2명에 그친다. 기술 전문가를 위한 성장 트랙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전문임원은 경영임원과는 약간 다른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임원은 상시조직을 맡기보다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계열사 인사 연공서열 파괴되나
포스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의 새 최고경영자(CEO)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연공서열 문화를 타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달 말 상장 계열사 인사에서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대표이사로 올리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본사의 고위 경영진이 계열사 빅3인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 대표로 가는 게 과거 관행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전문가를 기용하는 쪽으로 인사 원칙을 바꿨다”고 말했다.
상장 계열사 포스코ICT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해 대표이사를 공석으로 남겨뒀다.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 등도 역시 외부에 CEO 자리를 개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이들 계열사의 CEO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 본사의 박기홍·김준식 사장과 김응규 부사장은 고문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
이번 인사가 ‘임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의 신임 사내이사 후보 3명 가운데 윤동준 경영인프라본부장(전무)만 임기 2년을 받았고 나머지 임기는 1년으로 책정됐다. 초대 가치경영실장을 조청명 대우인터내셔널 전무의 직무대행 체제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내정자 취임 후 업무 전반을 파악한 다음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새 진용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권 내정자는 11일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향후 그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연공서열을 없애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권 내정자의 내실 경영은 조만간 이뤄질 비상장 계열사 인사 등에도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전문성 강화 위해 ‘슬림화’
포스코가 이날 발표한 인사의 특징은 ‘슬림화’다. 조직을 축소하고 임원 수를 크게 줄였다. 경영담당 임원 수는 종전 68명에서 52명으로 23.5% 감소했다. 특히 기획·인사 등 경영지원 업무 부문의 임원 수가 31명에서 1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슬림화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게 권 내정자의 생각이다. 그는 내정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철강 본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철강 생산과 마케팅을 분리하고, 연구조직을 마케팅에 융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새로 임원이 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전문임원’ 제도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등에서 기술 전문가들에게 임원 보직을 주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날 전문임원으로 발령난 19명 중 12명이 연구·기술·원료 전문임원이다. 재무·법무·전략·인사·홍보 등 다른 분야의 전문임원 수는 분야별로 1~2명에 그친다. 기술 전문가를 위한 성장 트랙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전문임원은 경영임원과는 약간 다른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임원은 상시조직을 맡기보다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계열사 인사 연공서열 파괴되나
포스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의 새 최고경영자(CEO)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연공서열 문화를 타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달 말 상장 계열사 인사에서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대표이사로 올리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본사의 고위 경영진이 계열사 빅3인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 대표로 가는 게 과거 관행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전문가를 기용하는 쪽으로 인사 원칙을 바꿨다”고 말했다.
상장 계열사 포스코ICT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해 대표이사를 공석으로 남겨뒀다.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 등도 역시 외부에 CEO 자리를 개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이들 계열사의 CEO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 본사의 박기홍·김준식 사장과 김응규 부사장은 고문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
이번 인사가 ‘임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의 신임 사내이사 후보 3명 가운데 윤동준 경영인프라본부장(전무)만 임기 2년을 받았고 나머지 임기는 1년으로 책정됐다. 초대 가치경영실장을 조청명 대우인터내셔널 전무의 직무대행 체제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내정자 취임 후 업무 전반을 파악한 다음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새 진용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