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맞은 턴어라운드株…'흑자전환' 위메이드·에넥스 등 올들어 최고 89% 올라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의 종목 찾기가 한창이다. 특히 중소형주 가운데 흑자전환에 성공한 실적호전주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침체된 시장의 분위기를 돋우는 활력소라고 할 수 있다.

1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의류업체 아비스타는 작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8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개선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1일까지 아비스타 주가는 25.4% 뛰었다. 김지효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디샹그룹과 공동으로 중국에 세운 회사가 오는 5월께 여성 캐주얼 브랜드 판매를 시작하면 중국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브랜드인 ‘BNX’ 등의 부진이 추가 상승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모자(母子)회사 관계인 모바일게임주 위메이드조이맥스는 나란히 흑자전환하며 올 들어 주가가 각각 47.47%, 36.88% 올랐다. 흑자전환도 호재지만 올 2분기 중 나올 게임 ‘윈드러너2’에 대한 기대가 더 많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2’가 성공한 것처럼 ‘윈드러너 2’ 역시 전작 ‘윈드러너’의 인기를 이어가 흥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며 “위메이드의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34배를 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윈드러너 2’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음원유통업체 네오위즈인터넷은 모바일게임 사업을 네오위즈게임즈에 넘기고 음원 사업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38억원을 냈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실적을 내기 위해 음원서비스 카카오뮤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뮤직을 시작한 네오위즈인터넷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네오위즈인터넷의 수익률은 33.74%다.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티웨이홀딩스는 흑자전환으로 올 들어 주가가 79.81% 급등했다. 작년 영업이익 30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한 가구업체 에넥스는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였던 과거를 뒤로 하고 ‘신분 상승’했다. 지난해 말 주가가 765원이던 에넥스는 이날 1450원으로 마감하며 최고가를 경신, 올 들어 89.54%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은 변수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부터 조이맥스 11만주를 매도, 지분율이 17.17%에서 15.49%로 낮아졌다. 지난해 흑자전환과 함께 베트남 진출 기대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방직주도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았다. 2012년 연간 영업손실 11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80억원으로 전환한 동일방직은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최고가(6만6700원)를 찍으면서 지난해 말 대비 수익률이 32.86%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11일 6만4300원으로 마감하며 조정을 거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