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다 자살을 기도한 조선족 김모(61)씨가 투숙했던 모텔방 벽면에 혈흔으로 '국정원'이라고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씨가 발견된 5층 객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객실 안은 자살 기도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치워져 있었고 한창 청소가 진행 중이었다.

객실에는 싱글침대 2개가 놓여 있었고 침대 시트는 흐트러져 있었다. 발견 당시 김씨는 침대 옆과 벽 사이에 속옷 차림으로 쓰러져 있었으며, 오른쪽 목에 흉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나 피를 많이 흘리는 상태였다.

김씨가 쓰러져 있던 벽면에는 혈흔으로 쓴 '국정원'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객실을 찾았을 때는 그런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씨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피고인 출입경 기록 위조 또는 변조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국가정보원 협조자로 지난달 28일을 비롯해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5일 새벽까지 3차 조사를 받고서 오전 5시께 모텔에 입실했다.

김씨가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모텔 주인이 객실을 찾았다가 그를 발견해 오후 6시 11분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김씨는 5일 낮 12시 51분께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를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 검사에게 보냈고, 검찰은 바로 112에 신고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는 6일 오전 2시께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곧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김씨는 현재 의식이 있어 겨우 말은 하지만 상태가 좋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