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2016년부터 크게 바뀐다. 작문(에세이)이 선택으로 변경돼 만점이 2400점에서 1600점으로 낮아지고 오답 감점 제도가 폐지된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5일(현지시간) 2016년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SAT 제도를 발표했다. 현재 SAT는 △독해 △수학 △에세이 등 3개 분야에서 각각 800점, 총 2400점 만점으로 이뤄져 있다.

새 제도에 따르면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에세이 시험이 폐지된다. 다만 학생이 원하거나 대학에서 요구할 경우 선택시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채점은 별도로 이뤄지고 총점(1600점)에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은 에세이 시험을 요구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다.

에세이 시험도 지금처럼 자신의 주장이나 경험을 쓰는 게 아니라 주어진 지문을 읽고 글쓴이의 의도를 해석하고 논증하는 형식으로 바뀐다.

에세이 시험을 선택으로 바꾼 것과 관련, 데이비드 콜먼 칼리지보드 최고경영자는 “에세이 시험은 값 비싼 사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유리할 뿐 아니라 학업 성취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독해 영역의 경우 아주 난해한 이른바 ‘SAT 단어’의 출제를 금지하고 대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주로 나온다. 다지선다형 문제에서 답을 잘못 고르면 감점했던 제도는 폐지된다. 또 독해 지문의 영역이 과학 역사 사회 등으로 다양해진다. 미국 독립선언문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쓴 ‘버밍햄 감옥에서 쓴 편지’ ‘나에겐 꿈이 있어요’ 등 건국이나 시민권과 관련한 유명 지문이 출제된다.

수학 시험은 범위가 방정식, 비와 비례연산, 함수 등 세 가지 분야로 좁아지지만 난이도는 높아진다. 계산기 사용도 일부 영역에서만 허용된다.

시험시간은 3시간이나 에세이를 선택하면 50분이 추가로 주어진다. 종이시험 외에도 컴퓨터를 이용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US투데이는 “SAT가 사고력과 분석력을 강조하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