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팬택의 워크아웃이 확정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팬택과 관련한 제1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팬택의 채권기관은 산업은행(의결권 40%), 우리은행(30%), 농협은행(15%), 신한은행(3%), 대구은행(3%) 하나은행(2.5%), 국민은행(1.2%), 수출입은행(1%), 신용보증기금(1%) 등 9곳이다.

이날 협의회는 채권단의 75% 이상(의결권 기준)이 동의하면서 안건인 팬택의 워크아웃 개시를 가결했다.

이에 따라 팬택은 26개월 만에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다만,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은 별개의 문제로 처리된다.

채권단의 이날 합의는 팬택이 어떤 상황이고 얼마 만큼의 도움을 줘야 하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으로, 자금 지원을 둘러싸고는 다시 채권단 안에서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은 조만간 두 번째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신규자금 지원, 구조조정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회계법인 실사 후 출자전환, 이자 감면 등 채권 재조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워크아웃이 개시됐으므로 모든 의사결정은 채권단 협의회 의결을 거쳐 진행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팬택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팬택이 재무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술력은 세계 '톱 클라스' 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팬택은 2007년 4월부터 4년 8개월간 워크아웃을 거쳤으며 이번에 두 번째 워크아웃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팬택이 다시 워크아웃에 처한 이유로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대형 업체 위주 구도로 짜여진 가운데 글로벌 경쟁 심화로 규모가 작은 팬택의 입지가 좁아진 점을 꼽고 있다.

팬택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작년 9월부터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을 단행했다.

'팬택 신화'를 이끈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은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으며 팬택은 해외사업 축소, 무급 휴직으로 운영인력의 30% 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팬택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재무 상황이 계속 좋지 못했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 800억원에 가까운 자본을 유치하고, 같은해 8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천565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적자 행진을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