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가 강해져야 현대·기아차 강해진다"…현대차 1차협력사, GM·르노에도 10조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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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우려에도 발벗고 해외진출 지원
부품 수출 해외로드쇼 개최
마케팅·기술·자금 지원 적극
현대차 해외 거점 '동반 진출'
부품 수출 해외로드쇼 개최
마케팅·기술·자금 지원 적극
현대차 해외 거점 '동반 진출'

통상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협력사가 다른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이상근 광진상공 영업부장은 “현대·기아차는 거래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도와주고 있다”며 “이제 GM, 르노, 폭스바겐 등 글로벌 차메이커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013년 현대·기아차의 1차 부품 협력사 300여곳이 GM, 폭스바겐, 포드, 닛산, 크라이슬러 등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총액이 9조6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발표했다.
2012년(8조7000억여원)에 비해 11%(9600억여원), 2011년(5조4000억여원)보다 79%가량 각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실적 중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금액은 4조2900억원, 해외생산 판매 실적은 5조3700억원이었다.
자동차 부품 해외 영업이 활발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의 해외 진출과 기술·마케팅을 적극 지원한 결과라는 게 조합의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2002년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부품 수출 해외로드쇼’ 개최를 지원하면서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협력사에 기술·교육 지원과 함께 설비·운영자금 조달, 금리우대 대출 지원 등 금융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거점 구축에 따른 동반 진출도 큰 힘이 됐다. 광진상공은 현대·기아차가 먼저 성공적으로 진출한 덕분에 중국 베이징과 인도 첸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부품 협력사의 신뢰도까지 높아져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믿고 발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합은 현대·기아차가 부품 협력사들이 자유롭게 해외 완성차 업체와 거래를 트게 하고, 지원까지 한 것은 동반성장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문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통상기술지원실장은 “2000년대 후반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자신들의 협력사들에 한국 업체와 거래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과감한 결단이 협력사들의 성공적인 글로벌화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와 240여개 1차 협력사가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브라질 등지에 동반 진출해 있다.
이들 중 광진상공을 비롯해 인팩, 성우하이텍, 센트랄, 에스엘 등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GM이 전 세계 우수 협력사에 주는 ‘올해의 우수협력업체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도 부품 협력사들의 해외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며 “부품 협력사의 발전은 곧 우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