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권시장 내 외국인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이 “원화는 사고 엔화는 팔았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을 1조원어치 매도했다는 소문이 돌며 한국 채권시장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존 벡 국제채권거래 공동책임자는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신흥국 충격이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확대로 희석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양적완화로 국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는 얘기다.

벡 공동책임자는 “엔화 자산에는 ‘언더웨이트(비중 축소)’인 반면 원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대해서는 ‘오베웨이트(비중 확대)’가 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와 링깃화 표시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채권을 230억달러(약 24조500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통안채 1조원어치를 판 것으로 추정되면서 프랭클린템플턴이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에 따른 투자 손실 등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 채권을 팔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수석부사장은 지난 25일 회사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 인터뷰에서 “한국은 펀더멘털이 아주 탄탄한 나라”라며 한국 채권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바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잇달아 나서 한국 채권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