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한 지 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문을 닫는가 하면 4억달러(약 426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도난사건이 발생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의 주요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으면서 당국의 규제나 보호를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의 신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오후 세계 최초이자 중국 BTC차이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거래소인 일본 마운트곡스는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했다. 마운트곡스 홈페이지(www.mtgox.com)도 갑자기 사라졌다가 지금은 ‘사용자와 사이트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거래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만 떠 있다. 지난 7일 기술적 결함으로 자금 인출 중단사태가 벌어진 지 2주 만이다.

또한 마운트곡스의 유통 비트코인 1244만개의 약 6%에 달하는 74만4000개가 외부 해커에 의해 도둑맞았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문건이 온라인상에 떠돌면서 사용자들의 걱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시세 기준으로 4억달러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규제당국이 없기 때문에 거래소가 문을 닫았을 때 발생하는 손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

미국과 일본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뉴욕 연방 검찰은 마운트곡스에 소환장을 보내고 서류 보존을 명령했다. 또 마운트곡스가 있는 일본 재무성과 검찰청 등도 거래 중단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BTC차이나, 코인베이스 등 다른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이번 사건이 마운트곡스라는 개별 회사의 문제로 비트코인산업에는 이상이 없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