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0일 3년4개월 만에 이뤄졌지만 동해안 지역에 내린 폭설과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금강산 지역의 시설 미비로 어려움을 겪었다.

상봉단을 태운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50분 남측 출입사무소를 출발해 오후 1시께야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차량이 거북이 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북측 출입사무소의 까다로운 수속 절차도 어려움을 더했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거동이 불편해 구급차에 탄 채 금강산으로 향했던 김섬경 할아버지(91)와 홍신자 할머니(84)는 구급차에서 가족들과 만났다. 당초 남측이 방에서 상봉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구급장비가 없고, 취재진이 달려들 수 있다’며 ‘구급차 상봉’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딸 춘순씨(68)와 아들 진천씨(65)를, 홍 할머니는 동생 영옥씨(82)와 조카 한광룡 씨(45)를 구급차 침대에 누운 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금강산=공동취재단/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