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주재원을 양성하는 ‘사관학교’를 설립한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정확한 인력수요 조사를 거쳐 올해 중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KOTRA에 만들 계획이다.

中企 수출전사 양성 '사관학교' 만든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은 20일 “중소·중견기업이 지난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활용할 인력과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애로를 호소해 가칭 ‘중소·중견기업 해외 주재원 사관학교’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아 연 중소기업간담회에서 박원우 주어림디지털 대표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주재원 전문인력 양성 사관학교를 만들어달라”고 건의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부족한 탓에 해외 진출이 어렵다고 하소연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설립하는 주재원 사관학교는 산업부가 주도하되 중소기업청과 고용노동부의 해외인력 파견 예산을 활용한다.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에 파견할 직원을 선발, 위탁하면 사관학교가 현지 제도와 문화는 물론 업무와 생활에 필요한 현지어, 기술과 마케팅 노하우 등을 가르친다.

도 국장은 “사관학교는 중진공이나 KOTRA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해 먼저 교육할 인력 수요 조사를 한 뒤 세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가 관련 예산으로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정부와 해당 기업이 교육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또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의 신흥국가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기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작업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관련 기술과 제품을 이들 국가에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정 기술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도 국장은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고급 브랜드 신발인 나이키보다 한국의 옛 고무신이 잘 팔릴 수 있다”며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아프리카 국가 등 신흥국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기술을 쉽게 찾을 수 있게 기술 지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