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 속에서 롱쇼트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롱쇼트펀드 매도 대상으로 추정되는 종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달께 롱쇼트펀드 전체 설정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돼 매도 대상 종목들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롱쇼트 전략의 희생양 '커플株' 한 놈만 살아남는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NAVER)는 작년 11월 이후 13.88% 상승했다. 반면 라이벌인 다음은 같은 기간 13.65% 하락했다. 금호타이어도 작년 11월부터 10.04% 뛰었으나, 한국타이어(-1.59%)와 넥센타이어(-7.07%)는 제자리거나 되레 하락했다. 화학주에서도 같은 기간 LG화학은 15.42% 떨어지는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롯데케미칼은 2.12% 상승했다.

업황에 따라 같이 움직이던 일명 ‘커플주’들이 엇박자를 보이는 것은 롱쇼트펀드의 약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롱쇼트펀드의 주요 전략 중 하나인 페어트레이딩(하나의 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다른 자산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 전략) 영향으로 이들 종목이 다른 길을 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들어 롱쇼트펀드가 매도 포지션을 잡은 종목은 약세 강도가 세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롱쇼트펀드로 4227억원이 들어왔다. 국내주식형펀드로 들어온 자금(7120억원)의 절반 이상이 롱쇼트펀드로 몰렸다. 21개 롱쇼트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조8608억원으로 다음달께 2조원도 무난히 돌파할 예정이다.

김동욱/안상미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