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물 옮겼더니 승승장구…'증시의 안현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여간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13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8개 종목의 주가가 이전 당시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횡보국면이란 점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일찍 이사한 일명 ‘안현수주(株)’들이 이전 혜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류회사인 무학은 전날(17일) 장중 2만400원까지 상승하며 상장 이래 가장 높은 주가에 도달했다. 주당 5260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이전한 무학이 3년7개월 만에 270% 상승한 것이다.

무학은 코스닥시장에서 2007년 7000원 선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2009년 4000원 선으로 다시 추락하며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0년 7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뒤 빠른 사업 확장과 성장성에 따른 가치를 인정받아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노는 물 옮겼더니 승승장구…'증시의 안현수'는
하나투어도 비슷한 경우다. 2007년 코스닥에서 10만원 넘게 거래되던 하나투어는 2009년 1만원 선으로 떨어진 뒤 한동안 1만~5만원 사이의 박스권에 갇혔다. 그러나 2011년 11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뒤 가치를 재평가받아 2013년에는 8만원까지 찍었다. 18일 종가는 6만8100원으로, 이전상장 이후 79.7% 주가가 올랐다.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네이버는 이전 시점인 2008년 11월28일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513% 급등했다. 신세계푸드도 이전상장 후 주가가 482%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종목들의 강세는 안정성 측면에서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보다 낫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증권시장을 벤치마크하는 펀드 종목도 많고 자금조달 부문에서 유가증권시장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