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강판 소송 무효 판결
일본·미국 소송에 영향 줄 듯
방향성 전기강판은 철판에 전기도금을 한 뒤 가로나 세로 등 특정 방향으로 특수한 성질을 부여한 것이다.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카,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에 쓰이며 수요가 늘고 있다. 전 세계 수요량은 약 250만t이며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0%, 12%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신일철주금은 2012년 4월 포스코가 신일철주금 퇴직자 4명을 고용해 자사 영업기밀인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빼돌렸다며 986억엔(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도쿄지법에 내고, 미국 뉴저지연방법원에도 같은 취지의 소를 제기했다.
신일철주금은 이 과정에서 포스코의 제조기술을 중국 회사에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 포스코 연구원이 자신이 빼돌린 게 포스코가 아닌 신일철 기술이었다고 밝힌 대목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기밀을 빼낸 적이 없으며 해당 기술을 특허로 볼 수도 없다”며 특허침해 채무부존재 소송(대구지법), 특허무효 소송(한국·미국 특허청)을 각각 제기했다. 이번 한국 특허청의 결정은 그중 가장 먼저 나온 결과다.
포스코는 이번 판결로 향후 대구지법과 일본 도쿄지법, 미국 뉴저지법원 소송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신일철주금이 해당 특허들을 이용해 포스코를 상대로 관련 제품의 생산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