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하는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에서 열연한 배우 김강우. /연합뉴스
20일 개봉하는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에서 열연한 배우 김강우. /연합뉴스
동고동락해온 여배우가 증권가 ‘찌라시’에 실린 허위 스캔들 보도로 자살하자 매니저 우곤은 찌라시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 나선다. 마침내 여러 회사의 소식통으로 구성된 정보 회의에서 뉴스를 생성해 제작·유통·소비하는 찌라시의 은밀한 세계와 정·재계의 음모가 하나씩 밝혀진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대체로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영화에서 우곤 역을 맡은 김강우(36)는 “평범한 인물이 똑똑한 사람들과 맞대결을 하는 모습이 긴장감 넘치게 그려진 상업 영화”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여배우 ‘장자연 사건’ 등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찌라시에는 뉴스에 보도되는 것보다 크고 많은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예요. 증권가 정보에 연예인이 양념으로 들어가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 흥미의 대상이니까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하지만 ‘95%는 가짜’라는 대사처럼 소비자들이 찌라시의 내용은 진실과 거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김강우는 자신도 증권가 찌라시를 본 적 있다고 했다. 원치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오더라는 것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배우들은 일반인보다 연예계 뉴스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문이란 게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많잖아요. 친하다고 해도 당사자에게 소문이 진짜인지 물어보기는 어려워요. 예전에 ‘연예인 엑스파일’이 나돌았을 때 저에 대해 ‘낯을 가린다’고 적혀 있는 것을 봤어요. 나쁜 말은 아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죠. 근거 없는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문장으로 마무리해 놓으면 읽는 이들은 믿어버립니다.”

극 중 우곤은 거대 권력자들에게 도전하며 뭇매를 맞고 손가락이 부러지기도 한다. 맨몸으로 자동차를 추격하기도 한다. 이 같은 액션신은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김강우는 12년이란 경력에 비해 흥행작이 적다. 2002년 ‘해안선’에서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매년 1~2편씩 주연을 했지만 2007년 ‘식객’(300만명)이 최대 관객 기록을 세웠을 뿐이다.

“그동안 혼자 고생하면서 이끌어가는 ‘원톱’(단독 주연) 작품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역할이 작더라도 재미있다면 출연하는 전략으로 바꿨어요.”

지난해 개봉작 ‘결혼전야’, 현재 촬영 중인 비정규직 여성들에 관한 영화 ‘카트’ 등이 그런 경우다. 덕분에 3년 전부터 그의 영화 출연 편수가 연간 2~3편으로 늘었다.

“연기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어요. 오랫동안 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한때 이직을 생각했지만 10년은 해본 뒤 바꾸기로 했어요. 다행히 재미를 느껴 연기를 계속할 거예요. 승부는 40대에 걸겠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