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까지 더 빨리 성장할 것"
한국 스켈레톤의 ‘신성’ 윤성빈(20·한국체대)이 역대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를 달성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켈레톤 입문 1년 반 만에 이 같은 성적을 낸 윤성빈은 4년 뒤 평창에서 메달을 기약했다.
윤성빈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전체 16위에 올라 자신의 올림픽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금메달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누린 알렉산드르 트레티아코프(러시아·합계 3분44초29)에게 돌아갔다.
올림픽 16위는 한국의 썰매 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사상 최고 성적이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스켈레톤 20위에 오른 것이 종전 최고 기록이며 썰매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거둔 19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이런 성적을 내고도 윤성빈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좋긴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않는 한 어떤 선수도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레이스를 마치고 나니 ‘참 오래 기다렸는데 한 번 더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전날 2차 레이스에서 전체 공동 9위에 해당하는 57초02를 찍기도 했지만 이날 3차 레이스에서 욕심을 부리다 57초90으로 기록이 부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윤성빈은 자신있는 모습으로 4년 뒤를 기약했다. 그는 “스타트가 좋은 편이지만 이를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능력이 부족하다. 지금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나의 격차를 만드는 것은 경험이다. 4년이면 충분히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