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상장기업인 미성통상은 작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열사인 미원상사 주식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도 3.6%에서 2.9%로 축소됐다. 반면 2011년 1월 미원상사 기능화학사업부에서 분사된 미원화학 주식은 꾸준히 매입, 3.62%였던 지분율을 8.7%로 늘렸다.
미성통상은 미원상사그룹의 화공약품 도소매를 담당하는 회사로, 최대주주는 김정돈 회장의 동생인 김정만 대표(지분율 23.3%)다. 미성통상은 최근 2년여간 미원화학 지분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김 회장(16.9%)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미성통상뿐 아니라 미원화학 대표도 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미성통상을 앞세워 상장사인 미원화학 지분을 사들인 것은 김 회장과 김 대표의 ‘형제 경영’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는 동시에 향후 경영권 승계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지분을 단순 증여할 때보다 비상장사를 통해 지배력을 이전할 경우 증여세 부담 완화 등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비상장사인 미성종합물산은 지난해 9월 김 대표의 딸 소희씨 등 김 회장 일가 두 명으로부터 시간외매매로 미원상사 주식 1100주(0.14%)를 넘겨받았다. 지난 4일에는 미원상사 주식 100주를 추가로 매수, 지분율을 2.05%로 확대했다.
증권가에선 미원상사그룹 계열사 간 지분변동과 관련, 지난해 미원상사와 미원SC가 발행 주식 총수를 대폭 확대키로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원상사는 400만주에서 1억주로, 미원SC는 100만주에서 1000만주로 각각 늘리겠다고 정관을 변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 향후 지주사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미원상사그룹은 오너일가 및 계열사 간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