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주식 위탁매매 비중 낮고 기업금융 '탄탄'…ROE 업계 최고
최근 증권업계는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면서 각 증권사들은 희망퇴직 등을 통한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사의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방안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주식 거래시간을 연장하거나 기업공개(IPO) 및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 등도 제시되고 있다.

○업계, 수익구조 개선 시급

수수료율과 주식회전율 하락으로 인한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위탁 매매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용절감이 장기화되면 향후 성장성이 제약받을 수 있다. 비용절감이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증권업의 저수익성은 위탁매매 회전율 하락이 주된 원인이긴 하지만 업계 경쟁으로 인한 수수료율 인하 영향도 크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더라도 무한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선도기업의 출현을 앞당기는 것이다. 선도기업의 출현은 증권업의 과도한 수수료 경쟁을 해소하고 중소형 증권사들로 하여금 전문화를 꾀하게 할 것이다. 국내 증권업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영업수익 기준으로 33.9%다. 국내 주요 금융업종과 비교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차별화된 자본력, 브랜드 가치,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금융투자회사의 육성이 필요하다.

증권사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투자은행(IB) 관련 업무와 자산관리 영업도 활성화해야 한다. IB와 자산관리 부문의 발전이 저수익 구조를 해결하는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판단한다. 특정분야 업무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중소형사들이 등장해 대형 금융투자회사와 전문중소형 증권사 중심의 업계 개편도 필요하다.

○메리츠證, 업계 최고 ROE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금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업종 내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 평균 ROE가 8.8%를 기록한 후 하락세인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2010년 이후 2012년까지 연평균 ROE 8.7%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ROE는 9.2%(연환산 기준)로, 증권업종 평균 ROE 1.2%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높은 ROE는 상대적으로 낮은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가 순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1%이다. 업종 평균 55.7%에 비해 낮다. 수익구조가 다변화돼 있고, 기업금융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덕분에 당분간 실적이 좋게 나올 전망이다.

○기업금융도 ‘강자’ 다져

메리츠종금증권의 높은 수익성은 기업금융부문에서 나온다. 종금업무 라이선스의 이점을 살린 기업대출·리스·부실채권(NPL) 등 기업금융이 마르지 않는 샘인 것이다. 이 라이선스는 2020년 3월까지 유효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업금융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2조8000억원이다.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의 차이를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2012년 1분기 1.98%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작년 2분기에는 2.86%로 집계됐다. 향후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조달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바탕으로 양호한 NIM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주식 위탁매매 비중 낮고 기업금융 '탄탄'…ROE 업계 최고
배당성향은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43.6%, 41.8%였다. 시가배당 수익률은 각각 8.3%, 6%를 기록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종금증권 지분을 40%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에 대한 배당 유인이 크다. 2013년 배당성향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할 때 현 주가 수준에서 시가배당 수익률은 5.7%에 이를 전망이다.

유승창 <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sc.yoo@kbse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