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시숙 품으로'…최은영 회장 지분 모두 정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진해운홀딩스 인적분할
기존법인 대표 지위 유지
물류 등 소규모 계열사만 보유
기존법인 대표 지위 유지
물류 등 소규모 계열사만 보유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장기간 업황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지난해 하반기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조 회장 측은 작년 말 2500억원을 한진해운에 긴급히 빌려줬고,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약속했다. 대신 석태수 (주)한진 사장을 한진해운 사장으로 보냈다. 이때부터 한진해운 경영권은 사실상 한진그룹에 넘어간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이제 남은 것은 지배구조 정리작업.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한진해운의 지주회사는 한진해운홀딩스(지분율 36.45%)다. 이 회사의 지분은 최 회장 측(우호지분 미포함 시 26%)과 조 회장 측(27%)이 나눠 갖고 있었다.
양측은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분할해 지분율이 동일한 두 개의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한진해운 주식이 포함된 신설법인을 조 회장 측이 갖고 존속법인을 최 회장 측이 갖는다. 이후 양쪽의 지분을 교환하고 차액을 정산해 최 회장의 한진해운 지분을 조 회장 쪽에 완전히 넘긴다. 한진그룹은 상반기 중 신설법인에 4000억원 유상증자를 해 한진그룹의 주력사인 대한항공 자회사(예상지분율 약 35%)로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 다만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의 존속법인 대표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한진해운을 제외한 소규모 계열사들도 거느릴 수 있다. 정보기술(IT) 회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등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최 회장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규모 계열사는 큰 수익을 내진 않지만 한진그룹이 도와주면 안정적인 거래를 지속할 수 있다.
또 한진그룹 품에 안긴 한진해운은 일단 큰 재무적 고비를 넘게 될 전망이다. 이미 산업은행 등 금융사들이 작년 말 3000억원 유동성을 지원했고, 상반기 중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작년 말 100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부채비율도 다소 떨어지게 된다. 작년 말 한앤컴퍼니에 팔기로 결정한 벌크선 사업부문 매각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도 자체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28.4%)은 1분기 중 1대주주 아람코에 매각될 예정이다.
해운, 올해는 개운하게 달릴까
작년 말 대규모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한진해운과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과 현대증권 등 금융 3사를 팔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한진해운은 혈연 관계인 한진그룹의 도움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정리에 돌입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는 대신 소규모 계열사 등을 일부 갖는 방식이다. 국내 1, 2위 해운사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은/박종서 기자 selee@hankyung.com
조 회장 측은 작년 말 2500억원을 한진해운에 긴급히 빌려줬고,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약속했다. 대신 석태수 (주)한진 사장을 한진해운 사장으로 보냈다. 이때부터 한진해운 경영권은 사실상 한진그룹에 넘어간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이제 남은 것은 지배구조 정리작업.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한진해운의 지주회사는 한진해운홀딩스(지분율 36.45%)다. 이 회사의 지분은 최 회장 측(우호지분 미포함 시 26%)과 조 회장 측(27%)이 나눠 갖고 있었다.
양측은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분할해 지분율이 동일한 두 개의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한진해운 주식이 포함된 신설법인을 조 회장 측이 갖고 존속법인을 최 회장 측이 갖는다. 이후 양쪽의 지분을 교환하고 차액을 정산해 최 회장의 한진해운 지분을 조 회장 쪽에 완전히 넘긴다. 한진그룹은 상반기 중 신설법인에 4000억원 유상증자를 해 한진그룹의 주력사인 대한항공 자회사(예상지분율 약 35%)로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 다만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의 존속법인 대표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한진해운을 제외한 소규모 계열사들도 거느릴 수 있다. 정보기술(IT) 회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등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최 회장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규모 계열사는 큰 수익을 내진 않지만 한진그룹이 도와주면 안정적인 거래를 지속할 수 있다.
또 한진그룹 품에 안긴 한진해운은 일단 큰 재무적 고비를 넘게 될 전망이다. 이미 산업은행 등 금융사들이 작년 말 3000억원 유동성을 지원했고, 상반기 중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작년 말 100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부채비율도 다소 떨어지게 된다. 작년 말 한앤컴퍼니에 팔기로 결정한 벌크선 사업부문 매각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도 자체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28.4%)은 1분기 중 1대주주 아람코에 매각될 예정이다.
해운, 올해는 개운하게 달릴까
작년 말 대규모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한진해운과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과 현대증권 등 금융 3사를 팔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한진해운은 혈연 관계인 한진그룹의 도움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정리에 돌입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는 대신 소규모 계열사 등을 일부 갖는 방식이다. 국내 1, 2위 해운사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은/박종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