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리허설이 5일(이하 한국시간) 소치 피시트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불꽃과 함께 시작됐다. 개막식은 오는 8일 오전 1시14분에 열린다. 소치연합뉴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리허설이 5일(이하 한국시간) 소치 피시트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불꽃과 함께 시작됐다. 개막식은 오는 8일 오전 1시14분에 열린다. 소치연합뉴스
러시아 소치 현지시간 7일 ‘20시14분’(한국시간 8일 오전 1시14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2014년을 상징하는 시간에 열린다. 개최국 러시아는 강대국 부활의 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개막식을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화려하게 치를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전부터 직접 챙겨온 만큼 ‘강한 러시아’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차르·소비에트 등 강한 러시아 표현

4만석 규모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릴 이번 개막식에서는 △현재 러시아 영토 대부분을 확보하면서 최초의 차르(황제)로 등극한 표트르 대제 △냉전시대 초강대국으로 미국과 경쟁했던 소비에트연방 △음악·문학 등 전 세계에 감동을 안긴 러시아의 예술 등이 소재로 활용된다.

9개 장으로 구성된 개막식은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 안에 설치된 3개 무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소치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제1장에선 올림픽 오륜마크와 러시아 국기가 1800년대 러시아 문학을 이끌었던 소설가 니콜라이 고골의 ‘죽은 혼’에 나오는 구절을 형상화하며 등장한다.

이어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며 이때 러시아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인어와 33인의 영웅’을 소재로 공연이 펼쳐진다. 표트르 대제의 북방함대와 러시아 황실의 화려한 내부 등을 표현한 ‘황제의 러시아’, 소련을 상징하는 15개 주요 건물이 등장하는 ‘20세기 소비에트연방’ 등이 무대에 펼쳐진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음악계의 ‘차르’라 불리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비올리스트유리 바슈메트, 마린스키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율리아나 로파트키나,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등이 개막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설대에는 총 3명이 오른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선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하며 개막식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개막식 성화 점화자는 누구

화려한 개막식은 성화 점화로 끝을 맺는다. 러시아는 성화 봉송도 특색있는 코스에서 대규모로 진행했다. 성화는 지난해 9월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돼 그리스에서 2000㎞를 돌고 10월 러시아로 옮겨져 123일 동안 6만5000㎞에 이르는 구간을 이동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장거리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초 성화를 국제우주정거장에도 보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핵추진 쇄빙선이 성화를 싣고 얼음을 가르며 북극까지 갔었다.

관심은 개막식에서 누가 성화대에 불을 붙이느냐다. 푸틴 대통령 본인일 수도 있고, 푸틴과 염문을 뿌렸던 리듬체조 선수 출신 하원의원 알리나 카바예바가 성화 점화자로 나설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아르구멘티이탁티 등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여자 피겨 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3연속 금메달(1972·1976·1980년)을 획득한 이리나 로드니나(64)를 유력한 점화자로 예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