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증시는 추가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결정 이후 고조된 신흥국 불안과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서 국내 증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설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이었던 전날 코스피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가 406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1% 넘게 하락해 지수는 1920선 밑으로 밀렸다. 원화 가치도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10원 급등한 달러당 1084.50원으로 마감했다.

밤 사이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2% 이상 폭락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지수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인 51.3에 그쳤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한국 증시도 휠쓸릴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성장 둔화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 등 산적한 악재들도 증시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기초체력은 위험 신흥국들보다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에서 전방위적으로 자금이탈이 일어나는 현 상황에선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신흥국 위기를 촉발시킨 아르헨티나 상황이 진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등 신흥국 위기를 진화시킬 수 있는 글로벌 정책공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며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이 유입은 다음달을 기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