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3일 오후 3시7분

애경그룹이 내년 하반기에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을 상장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상장 요건을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애경그룹 고위 관계자는 3일 “올해 하반기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제주항공 상장작업에 착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항공 설립 당시 소액주주들에게 상장을 약속했다”며 “기업공개(IPO)로 들어온 자금은 항공기 구입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2005년 1월 출범 후 2010년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잠식에 빠져 애경그룹 등은 7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950억원을 수혈했다. 제주항공은 그러나 2011년부터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0% 늘어난 6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전체로 매출 43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가량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저가 항공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대략 15배 수준”이라며 “잠정 집계된 작년 순이익(280억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가총액은 42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제주항공의 예상 시가총액을 594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69.6%(지난해 9월 말 기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키움증권 추정대로라면 AK홀딩스가 보유한 제주항공 지분가치는 2923억여원인 셈이다. 이는 3일 기준 AK홀딩스 시가총액(4543억원)의 64% 수준이다.

임도원/심은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