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대형주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보다 못하거나, 비슷하더라도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를 앞둔 대형주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20개 중 13개가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8조3112억원, 기아차 영업이익은 6502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4분기 영업이익 3163억원을 기록한 LG화학은 가장 보수적인 추정(3300억원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차군단’ 중 선방했다고 하는 현대차 영업이익(2조303억원)도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에 근접하는 수준이었다. 포스코는 자회사 실적 호조 덕에 연결 기준으로 컨센서스에는 부합했으나, 별도 기준 실적은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센서스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곳은 현대모비스 정도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대형주에 대해서도 보수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실적 발표 예정인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한 달 기준)는 1470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한 달 동안 나온 영업이익 추정치의 하단은 3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이 좋지 않아 실적이 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겠지만, 올 1분기엔 정제마진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한 달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3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가장 보수적 추정치 기준으로는 988억원까지 내려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