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서도 고객 정보가 노출되는 등 개인정보 관리가 미흡한 정황을 확인했다.

다만 당국은 이들 금융사의 유출 고객 정보는 금융당국 검사 과정 등에서 적발돼 2차 피해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푸르덴셜생명 종합검사 과정에서 외부인에게 사내 시스템 조회가 가능한 권한을 부여해 개인신용정보를 열람하도록 한 사실을 적발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2년 1월12일부터 8월22일까지 외부 소속 감사자에게 사내 전산망 조회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각 계약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51명의 개인신용정보가 담긴 전산화면을 총 66회 제공한 사실이 발각됐다. 푸르덴셜 미국 본사에서 한국 본사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를 들여다 본 사실이 걸렸다.

이에 금감원은 과태료 600만원과 관련 임직원 3명에 대해 견책, 주의 등의 제재를 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이 외부인에게 사내 전산망 조회가 가능한 권한을 부여하고 개인신용정보 등의 조회기록에 대해 주기적으로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 사전적·사후적 통제절차를 소홀히 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보험사 간의 부적절한 고객 정보 공유 실태도 포착했다.

KB생명은 2011년 7월1일부터 2012년 8월21일까지 KB국민카드에서 받은 고객 정보를 활용해 총 6만592건의 보험 계약을 체결한 후 모집수수료 94억74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민카드는 KB생명이 보험 텔레마케팅(TM) 영업에 활용할 신규회원 발굴 등을 위해 보험가입 가능성이 높은 회원들의 주요 정보를 KB생명에 제공했다. KB생명의 보험상품 중 어린이보험, 상해보험 등 특정 보험상품의 모집이 쉽게 특화고객 대상 카드의 회원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단순한 정보 제공 범위를 현저하게 넘어섰다고 금융당국은 진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각 금융사에 개인정보 보호 관련 체크리스트를 보내 집중 점검한 후 이달 중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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