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업 비용이 뉴질랜드의 30배, 미국 뉴욕의 4배에 이르는 등 창업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작년 10월 발표된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보고서’를 분석해 2일 내놓은 ‘한국의 창업여건 국제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창업 여건은 전체 189개국 중 34위였다. 뉴질랜드가 1위였고 캐나다 싱가포르 호주 홍콩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120위) 중국(158위)보다는 순위가 높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창업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창업 절차는 △법인인감 제작 △잔액증명 신청 △법인등록면허세 신고·납부 △법인설립등기 신청 △사업자등록신청 및 4대보험 신고 등 5단계로 구성돼 있다. 뉴질랜드·캐나다(1단계), 호주(2단계), 싱가포르(3단계) 등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이 때문에 창업에 걸리는 시간도 한국(5.5일)이 뉴질랜드(0.5일)와 미국(1.5일)보다 길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창업비용도 14.6%로 뉴질랜드(0.3%), 싱가포르(0.6%), 미국(1.5%)에 비해 높았다. 창업 비용의 경우 서울이 350만원으로 뉴욕(80만원)의 4배, 뉴질랜드 오클랜드(12만원)의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은 창업 소요 시간과 비용, 건축 인허가 비용, 재산권 등록 소요 시간 등을 수치화해 평가한 뒤 기업환경평가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