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올해도 주식시장에서는 명절 특수가 기대되는 항공 여행 택배업체들의 주가가 좋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설 수혜주’로 꼽히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주들은 부진했다.

전통적인 설 수혜株인데 '백·마'는 왜 안뛰지?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주가(28일 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각각 10.50%와 10.87% 하락했다. 롯데쇼핑(-8.04%)과 이마트(-2.81%)는 물론이고 지난달까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던 홈쇼핑주들도 이달 들어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유통주들은 명절이 낀 달에는 판매량 증가 등에 대한 기대심리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대외 악재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이런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마트는 영업규제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백화점 역시 한 자릿수의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어 대목을 앞두고도 유통주들이 주목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항공·여행주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연휴기간 해외 여행객 증가 소식 등으로 명절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주가는 한 달간 5~6%씩 상승했고,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티웨이홀딩스는 30% 넘게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나투어 역시 5%대 강세를 나타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26만6000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률도 예년보다 8~9%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성수기를 맞은 한진(30.7%) CJ대한통운(3.0%) 등 택배업체들의 주가도 모두 올랐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운임 인상 기대와 미국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따른 수혜 기대 등이 CJ대한통운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