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만년 3위에 그치던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올해에는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의 점유율 구도가 깨질지 주목된다.

◆ LG유플러스의 반란…SKT·KT '당혹'

LG유플러스, LTE '청신호' 켜졌다…SKT·KT 경쟁 격화
29일 LG유플러스는 2013년 국제회계기준(K-IFRS) 총 매출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1조4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수익은 연초 제시한 시장 가이던스 7조7000억원을 초과하며 전년 대비 11.7% 늘어난 7조8347억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선제적인 전략으로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LTE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65.2%인 708만9000명을 기록했다. 2012년 LTE 가입자 비중은 43.1%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분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증가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영업수익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73.3% 증가한 124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8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5097억원으로 5.4%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936억원으로 43.4%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 감가상각비가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KT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적자를 기록했다. KT의 4분기 영업손실은 1493억68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도 3006억52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창사 이래 두 번째 적자다.

◆ '50 : 30 : 20' 법칙 깨질까

LG유플러스가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SK텔레콤과 KT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은 50.02%다. KT는 30.09%, LG유플러스는 19.89%다.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완만히 하락하는 추세이며, KT의 하락세는 가파르다.

반면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월 19.81%, 11월 19.85%, 12월 19.88%로 꾸준히 증가했다. LTE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점유율 20% 돌파를 목표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시장점유율 50% 사수를 선언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점유율 50%선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며 "LTE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상황이므로 혁신적인 기술 서비스 상품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KT는 황창규 신임 회장을 필두로 점유율 30%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황 KT 회장은 "KT의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다"며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해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개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다만 통신 3사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국 보조금 싸움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시장점유율 확보에 대한 의지를 공연히 밝힌 만큼, 마케팅 비용 전쟁이나 요금 경쟁 등을 통해 가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