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 남윤선 기자



아르헨티나의 외환위기설과 중국 경체 경착륙 우려로 퍼진 신흥국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신흥국을 한 묶음으로 ‘위기’라고 표현하지만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28일 조간에 각 신흥국의 외환보유고, 외채수준 등을 조사해 기사를 썼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3023346



기사가 나간 뒤 증권사에서 문의가 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브라질의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34%수준으로 나오는데, 브라질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10%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고는 3600억달러 수준인데, 단기외채는 330억달러 수준입니다.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의 비율은 그 나라가 12개월 내 만기가 돌아올 채무에 대해 얼마나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고 있느냐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외환위기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 증권사의 문의는 ‘단기 외채’의 정의를 기계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단기외채의 구성 요소로는 일단 12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채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발행하고,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입니다. 이를 ‘발행만기’라고 합니다. 반면 2004년에 발행하고 2014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있습니다. 이는 ‘발행만기’에는 포함되지 않는 ‘잔여만기’ 단기채권입니다. 또 만기가 1년이 넘게 남았지만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돈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권에 옵션이 걸려있는 경우입니다. 채권자가 채권을 살 때 “이 채권의 만기는 2022년 1월28일이지만 2014년 1월1일 이후에는 언제든 원금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고 조건을 거는 식입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자료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Short Term External Debt’라는 항목 밑에, ‘Short Term External Debt(residual maturity basis)’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게 잔여만기를 뜻합니다. 이 두 항목을 합치면 브라질의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0%정도가 맞습니다.



시중에 나온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들은 대부분 브라질의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을 10%정도라고 적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둘 중 어느 것을 정답으로 할 순 없다고 합니다. 독자들께서는 해당국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실 때 적절한 판단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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