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도 첫 AI 의심신고…영남까지 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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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가금류 3000만마리 위협
삽교천·시화호 긴급 항공방제
삽교천·시화호 긴급 항공방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남·북, 충남에 이어 충북에서도 첫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과거 전파 경로로 미뤄볼 때 다음은 경상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충북 진천 종오리농장에서 11번째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경우 2003년 이후 충북에선 10년 만에 발생하는 것이다. 의심농가 발생 지역은 전북·전남·충남·충북까지 4개도로 늘었다.
전북 고창 AI 농가의 차량이 진천 소재 도계장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북 전체가 이미 AI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 화성 시화호의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 성분이 검출된 만큼 강원도와 경상도를 제외한 전국이 AI 위험권에 들어간 셈이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은 “서해안 라인을 따라 AI가 퍼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기도도 위험권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AI 전파 경로를 봤을 때 호남과 충청에서 시작돼 수도권으로 퍼진 후 마지막 단계에 영남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2008년에도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AI가 한 달이 지난 후 경상도로 퍼졌다. 2010년에는 발생 한 달여 만에 경북에서 첫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충남 삽교천과 경기 시화호 주변 농경지에 긴급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철새 폐사체가 발견된 곳이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철새 이동경로에 따라 AI가 북상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헬기를 띄워 소독약을 대량 살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새 도래지 인근은 이미 소독조치가 이뤄진 곳인 데다 항공방역의 효과도 지상방역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헬기에서 나오는 소음이 철새를 자극시키면 타 지역 확산만 부추길 가능성까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충청·경기 등 지역에서 발동된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조치 또한 비용 대비 효과가 터무니없이 작다는 게 대다수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평적 전파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축산 관계자 23만명과 차량 4만대의 발을 묶은 건 과도했다는 것이다.
전북의 한 방역전문가는 “설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출하·유통이 중지돼 생기는 업계 피해는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며 “농가에 경각심을 주기엔 좋지만 이에 따른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충북 진천 종오리농장에서 11번째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경우 2003년 이후 충북에선 10년 만에 발생하는 것이다. 의심농가 발생 지역은 전북·전남·충남·충북까지 4개도로 늘었다.
전북 고창 AI 농가의 차량이 진천 소재 도계장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북 전체가 이미 AI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 화성 시화호의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 성분이 검출된 만큼 강원도와 경상도를 제외한 전국이 AI 위험권에 들어간 셈이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은 “서해안 라인을 따라 AI가 퍼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기도도 위험권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AI 전파 경로를 봤을 때 호남과 충청에서 시작돼 수도권으로 퍼진 후 마지막 단계에 영남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2008년에도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AI가 한 달이 지난 후 경상도로 퍼졌다. 2010년에는 발생 한 달여 만에 경북에서 첫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충남 삽교천과 경기 시화호 주변 농경지에 긴급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철새 폐사체가 발견된 곳이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철새 이동경로에 따라 AI가 북상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헬기를 띄워 소독약을 대량 살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새 도래지 인근은 이미 소독조치가 이뤄진 곳인 데다 항공방역의 효과도 지상방역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헬기에서 나오는 소음이 철새를 자극시키면 타 지역 확산만 부추길 가능성까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충청·경기 등 지역에서 발동된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조치 또한 비용 대비 효과가 터무니없이 작다는 게 대다수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평적 전파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축산 관계자 23만명과 차량 4만대의 발을 묶은 건 과도했다는 것이다.
전북의 한 방역전문가는 “설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출하·유통이 중지돼 생기는 업계 피해는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며 “농가에 경각심을 주기엔 좋지만 이에 따른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