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업 판도 바꾼다"…LG의 승부수는 OLED
LG전자만의 차별화로 TV 사업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 승부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사업을 키울 준비가 돼 있다. 도전은 계속된다.”

LG전자 TV사업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하현회 사장(사진)의 승부구는 OLED였다. LG전자는 최근 한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OLED TV 가격을 내렸다. 영국은 유럽에서도 최신기술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시장으로, OLED TV 시장 확대의 최대 걸림돌인 가격을 내려 차세대 TV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하 사장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LG필립스LCD 대표이사로 있을 때 디스플레이 영업기획팀, 전략기획담당 등으로 보좌했다. 지난해까지 (주)LG 시너지팀장으로 있던 그는 사장 승진과 동시에 LG전자 HE사업본부장에 임명돼 TV사업을 이끌고 있다.

하 사장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과거 UHD TV가 5년 후에나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불과 1, 2년 만에 시장이 급속히 커졌다”며 OLED TV 시장선도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또 “OLED TV는 가격을 내리는 것이 급선무로, 이른 시일 내 구체화될 것”이라며 추가 가격 인하를 예고했다. 글로벌 TV 업계는 55인치 OLED TV가 600만원대까지 내려가면 400만원대인 프리미엄 LCD TV와의 경쟁도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영국 최대의 백화점 체인인 존루이스와 전자제품 전문매장 커리스 등에서 55인치 곡면 OLED TV를 기존 7999파운드(약 1400만원)보다 40% 가까이 할인해 5000파운드(약 870만원) 안팎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1000만원이 훌쩍 넘던 OLED TV 가격이 800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LG전자는 국내에선 OLED TV를 7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곡면 OLED TV를 처음 출시하며 판매가격을 1500만원으로 책정했으나 그해 8월 1090만원으로 내렸고, 올 들어서는 다시 값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6월 곡면 O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990만원에 판매 중이다.

OLED TV는 별도의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전력효율이 좋고 디스플레이를 얇게 만들 수 있어 화면을 구부리기도 쉽다.

그러나 OLED 패널 수율(생산효율)이 낮아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삼성을 비롯한 주요 TV 업체들이 아직 초고화질(UHD) LCD TV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전자가 빠른 속도로 OLED 제품 값을 내린 것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수율 향상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최근 OLED 패널 수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 시장 규모는 올해 10만대에서 내년엔 100만대, 2016년 200만대, 2017년 400만대로 클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올해 65인치, 77인치 OLED TV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