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 신년 기자회견 "서울시향이 NHK심포니 뛰어넘은 것 같아"
“지나친 자랑 같지만 이제는 일본의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보다 우리 연주가 더 좋은 것 같아요.”

16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새해 구상을 밝힌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사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오는 8월 영국에서 열리는, 120년 된 세계적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 무대에 서울시향이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연 정 예술감독은 8월 BBC 프롬스뿐만 아니라 총 유럽 4개국 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페스티벌, 핀란드 투르쿠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등이다.

정 감독은 “BBC 프롬스는 일단 잘해야만 초청받는 곳”이라며 “현재 서울시향이 아시아에서 제일 인정받는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C 프롬스는 올해로 120회를 맞는 영국 최대 음악축제로 7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로열 앨버트홀에서 7~9월 동안 진행된다. 젊은 청중이 많아 열띤 분위기로 유명하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2001년 일본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어 서울시향이 두 번째다.

서울시향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 클래식 음반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장기 음반 발매 계약을 맺었다. 5년 동안 매년 두 장의 앨범을 내는 조건이다. 지금까지 총 6장이 나왔고, 올해는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의 협주곡 음반과 5월 정기공연에서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5번’ 실황 음반이 나올 예정이다.

정 감독은 “DG와 음반 녹음도 잘 진행하고 있고 세계 투어도 결과가 안 좋으면 계속하기 힘든데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향을 이끌면서 단원들에게 강조한 점은 “매일매일 연주를 더 잘해야 한다는 것”밖에 없다며 웃었다. “오늘 연주가 말도 안 되게 좋으면 내일은 어쩌나 걱정도 합니다.(웃음) 그래도 어느 정도 압박이 있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9년 동안 노력해준 단원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