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목소리에 매번 감동…제 열정보다 더 뜨겁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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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년 빈 소년 합창단 최초 여성 지휘자 김보미 씨
18일부터 서울 시작으로 고양·대구 등 순회공연
18일부터 서울 시작으로 고양·대구 등 순회공연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리스트, 바그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활동 시기도 다르고 음악 스타일도 다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단어는 바로 ‘빈 소년 합창단’이다. 이 합창단은 1498년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이든과 슈베르트는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모차르트는 지휘자를, 베토벤은 반주자를 맡은 적이 있다. 바그너와 리스트, 슈트라우스 등은 합창단을 위한 곡을 헌정했다.
2012년 9월 이 합창단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인 김보미 씨가 합창단의 4개 팀 가운데 하나인 모차르트 팀의 상임지휘자로 발탁된 것. 빈 소년 합창단 526년 역사에서 여성 지휘자는 김씨가 최초다. 동양인으로서도 유일하다.
김씨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8~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4 빈 소년 합창단 신년음악회’에서 지휘를 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수송동 한 호텔에서 만난 김씨는 “빈 소년 합창단의 한국인 지휘자가 한국에서 처음 하게 되는 공연”이라며 “한국 청중은 물론 빈 소년 합창단에도 역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이들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합창단은 변성기 이전의 소년 1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10세가 되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 브루크너 등 4개 팀으로 나눠 세계를 돌며 연간 3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해낸다. 단원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프로’다. “2~3개월씩 걸리는 장기 투어를 갈 때면 향수병을 앓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견뎌내지 못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자신이 빈 소년 합창단의 오랜 ‘불문율’을 깬 것에 대해선 “나에게 특별한 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성별, 인종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만을 보는 풍토로 점점 바뀌고 있다”며 “겉모습이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걸 끌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들어온 이후 합창단 내 여성 직원이 늘어나는 등 조직 분위기의 변화도 감지된다고 했다.
단원들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천사’와 같지만 무대 아래에선 영락없는 개구쟁이들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말투도 짧고 간결하고 세게 바뀌었다. 대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스킨십을 늘렸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꼬치꼬치 물어봐요. 모자는 이렇게 써야 하고, 손톱을 예쁘게 정리하라고 알려주기도 하고요.” 그 결과 단원들의 단합도 강해졌다. “잘 화합하면 무대에서 소리가 달라지고 관객들의 감동도 커져요. 아이들도 그런 걸 모두 느끼죠.”
김씨의 임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가 원할 때까지다. 그는 특별한 목표를 정하기보다 하루하루 충실해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서 부르는 것을 듣고 감동했으면 해요. 저도 매일 무대에서 감동받거든요.”
서울 외에도 구리아트홀(17일), 고양아람누리(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23일), 김해문화의전당(24일), 여수예울마루(25일) 등에서도 공연한다. 3만~10만원. 1577-5266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2012년 9월 이 합창단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인 김보미 씨가 합창단의 4개 팀 가운데 하나인 모차르트 팀의 상임지휘자로 발탁된 것. 빈 소년 합창단 526년 역사에서 여성 지휘자는 김씨가 최초다. 동양인으로서도 유일하다.
김씨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8~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4 빈 소년 합창단 신년음악회’에서 지휘를 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수송동 한 호텔에서 만난 김씨는 “빈 소년 합창단의 한국인 지휘자가 한국에서 처음 하게 되는 공연”이라며 “한국 청중은 물론 빈 소년 합창단에도 역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이들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합창단은 변성기 이전의 소년 1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10세가 되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 브루크너 등 4개 팀으로 나눠 세계를 돌며 연간 3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해낸다. 단원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프로’다. “2~3개월씩 걸리는 장기 투어를 갈 때면 향수병을 앓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견뎌내지 못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자신이 빈 소년 합창단의 오랜 ‘불문율’을 깬 것에 대해선 “나에게 특별한 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성별, 인종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만을 보는 풍토로 점점 바뀌고 있다”며 “겉모습이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걸 끌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들어온 이후 합창단 내 여성 직원이 늘어나는 등 조직 분위기의 변화도 감지된다고 했다.
단원들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천사’와 같지만 무대 아래에선 영락없는 개구쟁이들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말투도 짧고 간결하고 세게 바뀌었다. 대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스킨십을 늘렸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꼬치꼬치 물어봐요. 모자는 이렇게 써야 하고, 손톱을 예쁘게 정리하라고 알려주기도 하고요.” 그 결과 단원들의 단합도 강해졌다. “잘 화합하면 무대에서 소리가 달라지고 관객들의 감동도 커져요. 아이들도 그런 걸 모두 느끼죠.”
김씨의 임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가 원할 때까지다. 그는 특별한 목표를 정하기보다 하루하루 충실해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서 부르는 것을 듣고 감동했으면 해요. 저도 매일 무대에서 감동받거든요.”
서울 외에도 구리아트홀(17일), 고양아람누리(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23일), 김해문화의전당(24일), 여수예울마루(25일) 등에서도 공연한다. 3만~10만원. 1577-5266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