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한조선 채권단에서 빠지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부실채권 전문 자산운용사인 파인트리에 이어 우리은행마저 발을 빼면서 대한조선 채권단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남게 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대한조선 채권에 대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조선에 6000억원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신규 지원하고 85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테니, 기존 보유 채권을 채권단이 되사달라는 의사 표시를 한 것이다.

우리은행이 맡은 RG 지원 및 출자전환 몫은 각각 500억원과 50억원가량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조선·해운 경기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보증을 해주는 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채권 중 일부를 이미 다른 곳에 매각해 채권액 비중도 많이 줄어들어 더 이상 구조조정에 관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기업 구조조정 지원에 적극적이던 우리은행마저 대한조선에서 손을 떼면서 채권단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수은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의결권 비율 92%)과 수은(8%)은 일단 우리은행의 기존 채권을 청산가치에 준하는 수준에서 되사주고 대한조선의 워크아웃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장창민/박종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