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0만화소 카메라 장착…소니, 자급제폰으로 공급
모토로라도 출시 조율
통신사들 취급에 난색…제품 다변화 가능성 관심
◆소니, 2년 만에 재진출
지난 2년간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았던 소니는 ‘엑스페리아Z1’로 다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17일부터 제품에 대한 예약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수심 1.5m에서 30분간 방수가 가능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카메라는 2070만 화소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4(1300만 화소)보다 770만개가량 화소수가 많다. 출고가는 74만9000원으로 경쟁 제품보다 20만~30만원 이상 싸다.
소니는 이 제품을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출시했다. 이 때문에 길거리에 있는 통신사 판매·대리점에선 구매할 수 없고 소니 온·오프라인 매장이나 KT 전용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KT 직영점에서 ‘완전무한요금제’로 제품을 사면 장려금 21만원을 받을 수 있다.
외산폰 수입 움직임은 최근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업체 ZTE도 올해 3세대(3G) 스마트폰이나 폴더형 휴대폰을 1종 이상 국내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모토로라도 저가폰 ‘모토G’를 알뜰폰 통신 업체를 통해 국내에 내놓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다양화 가능할까
시장에선 소니의 도전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다양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시장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약 70%의 점유율을 장악한 상태다. 통신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외국산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5s·5c 정도다.
‘삼성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2012년엔 대만 HTC와 미국 모토로라가 국내에서 사업을 접었고, 캐나다 회사인 블랙베리도 한국법인을 철수시켰다. 국산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국내 업체들은 급기야 자사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는데도 인색해지기 시작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국처럼 전국민이 갤럭시노트3, G2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나라는 없다”며 “외산폰 업체들이 줄줄이 철수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크게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니가 물꼬를 트긴 했지만 외산폰이 맞닥뜨릴 현실은 아직 녹록지 않다. 일단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외산폰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재고처리나 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통신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일정한 판매량이 보장되는 삼성, LG 제품이 있는데 굳이 재고문제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외산폰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KT가 소니 제품을 정식으로 취급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 것도 재고 문제를 떠안기 싫어서다.
이에 따라 외산폰 업체들은 알뜰폰 통신업체나 자급제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대부분 대기업으로부터 일정 물량을 받아서 팔 역량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소량으로 들여올 수 있는 외산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 시장은 보조금에 휘둘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조금 규모에 한계가 있는 알뜰폰 사업자나 외산폰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