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 에룸반 콘퍼런스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 "한국 노동생산성 증가율 사실상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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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여지 충분한데 벌써 둔화
생산성 낮은 서비스에 몰린 탓
생산성 낮은 서비스에 몰린 탓
“지난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사실상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은 생산성이 나아질 여지가 많은데 벌써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압둘 에룸반 콘퍼런스보드 선임이코노미스트(사진)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콘퍼런스보드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생산성 보고서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성 수준은 재정위기국인 그리스보다 낮았다.
▶본지 1월16일자 A1, 4면 참조
에룸반은 한국의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이 지난해 1.7% 증가한 데 대해 “이는 생산성이 그만큼 나아졌다기보다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1.1%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부분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든 일자리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절반 수준인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벌써부터 선진국 수준의 증가세로 떨어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 전반적인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몇 년째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많은 인력들이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부문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에룸반은 한국 정부가 올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와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조절을 꼽았다. 특히 물가에 대해선 “주요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 한국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물가가 1%대로 낮지만, 하반기에는 한국은행 정책물가 하한선인 2.5%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한국의 생산성은 소폭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한국의 근무시간은 1.2% 늘어나는 반면 고용은 0.6%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지만 올해 한국의 인당·시간당 생산성은 각각 2.9%, 2.3% 나아져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압둘 에룸반 콘퍼런스보드 선임이코노미스트(사진)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콘퍼런스보드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생산성 보고서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성 수준은 재정위기국인 그리스보다 낮았다.
▶본지 1월16일자 A1, 4면 참조
에룸반은 한국의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이 지난해 1.7% 증가한 데 대해 “이는 생산성이 그만큼 나아졌다기보다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1.1%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부분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든 일자리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절반 수준인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벌써부터 선진국 수준의 증가세로 떨어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 전반적인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몇 년째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많은 인력들이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부문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에룸반은 한국 정부가 올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와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조절을 꼽았다. 특히 물가에 대해선 “주요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 한국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물가가 1%대로 낮지만, 하반기에는 한국은행 정책물가 하한선인 2.5%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한국의 생산성은 소폭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한국의 근무시간은 1.2% 늘어나는 반면 고용은 0.6%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지만 올해 한국의 인당·시간당 생산성은 각각 2.9%, 2.3% 나아져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