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자산운용은 올해 한국시장이 글로벌 경제회복에 따른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은 큰 악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 수석 시장전략가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4년 글로벌 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후이 시장전략가는 "최근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등 환율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의 수출 실적에는 환율보다 글로벌 거시경제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엔·원 환율을 살펴보면 2004년부터 2008년 동안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금보다 강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지만, 이 기간 한국 수출은 호조세를 나타냈다. 오히려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이후에는 엔화 대비 원화가 급격히 약화됐지만, 수출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에는 글로벌 경제회복으로 한국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수출을 살펴보면 상반기 대비 성장이 가속화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의 기여도가 증가함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후이 시장전략가는 "현재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통화정책과 관련된 기조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도 2014년에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동반 회복이 기대되면서 지난 2~3년에 비해 두드러진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4대 경제주체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회복을 의미하는 50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4년에는 지난해와 달리 미국의 정치적인 논란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덜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적극적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유럽에 대해서는 높은 실업률, 정부부채, 은행 자본금 확충 등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는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거시경제가 나아지면서 유럽이 침체로 벗어날 수 있게끔 도와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의 매출을 보면 46%는 선진유럽, 북미지역은 18%, 이머징시장은 33%로 다변화돼 있다"며 "지금은 유럽주식에 투자하기 매력적인 시기"라고 전했다.

후이 시장전략가는 중국 역시 정부의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해볼만하다고 봤다. 중국이 과거처럼 급격한 성장을 하지는 못하지만 올해 7.5% 수준의 경제성장률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올해 내놓을 중국 정부 정책은 향후 10년간 중국의 경제방향을 바꿀 것"이라며 "도시화나 인구정책 변화,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에 대한 개혁과 시장 자유화와 관련된 조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시각이 급속한 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 구축으로 바뀌고 있다며, 환경보호와 에너지 등에 대한 정책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별 배분 전략으로는 올해 채권보다 주식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국면에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경기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가 더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리 인상이 자산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이머징시장 주식, 선진시장 주식, 전환사채, 미국 리츠, 미국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시장 채권, 미국 국채 등의 순으로 투자 매력이 높았다.

후이 시장전략가는 "채권 중에서도 주식과의 관계가 높은 전환사채나 하이일드채권은 여전히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매수·매도를 반복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위험조정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저점에서 매수하고 고점에서 매도하고자 하는 '마켓타이밍'을 노려 단기적으로 접근할 경우 오히려 상대적 손실 가능성이 크다"며 "복리수익의 기회를 놓쳐 막대한 기회비용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후이 시장전략가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싱가포르의 아시아 지역 리서치헤드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홍콩에서 '마켓 인사이트(Market Insights)'를 총괄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마켓인사이트 프로그램은 투자자를 위해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가이드투더마켓'은 시장과 경제에 대해 투자자가 감정이 아닌 논리적인 시각으로 합리적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자 개발됐다. 전세계 25개국에서 한글, 영어, 중국어 등 12개 언어로 10년째 발행되고 있으며, 한글본은 JP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증권사 등을 통해 배포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