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소매·지방 + 기업·대도시' 장점 합쳐 신성장동력 키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over Story - 농협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인수 시너지
합병 자산 36조…증권업계 1위
농협 판매망+우투 상품군 '윈-윈'
우리투자증권 인수 시너지
합병 자산 36조…증권업계 1위
농협 판매망+우투 상품군 '윈-윈'
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들이 갖지 못한 ‘무기’가 있다. 바로 28개에 이르는 범 농협 계열사다. 이들은 그동안 농협중앙회에 속해 있으면서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신·경 분리 3년째를 맞아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금융은 이들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예컨대 농협금융 이용자가 농협이 운영하는 마트를 이용할 때 가격을 깎아주는 등의 방법이다. 금융컨설팅 제공을 통해 중소농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도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부족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농축산업 기술이 부족한 동남아 국가에 농협의 선진 기술을 전수해주고, 농협금융이 프로젝트 금융을 주선하는 방식이다. 10여개국에 영업점을 가진 우투증권을 활용한 해외진출 전략도 마련 중이다. 이래저래 올 한 해는 농협금융의 변신에 금융가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판매망+우투 상품군’의 시너지
농협금융의 변신은 증권업계 최강자로의 도약으로 우선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인수에 성공한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을 합병할 경우 압도적인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규모뿐 아니라 각종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향후 큰 질적 성장도 기대된다. 농협금융의 전국적인 점포망과 우투증권의 다양한 상품군, 소매 고객·지방에서 강한 농협금융과 기업영업·수도권에서 경쟁력을 가진 우투증권의 장점을 조화시킬 수 있어서다.
기존 농협증권과 우투증권이 합병하면 우선 규모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총자산이 36조2000억원으로 불어나 2위인 대우증권(27조5000억원)과의 격차가 9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자기자본 순위에서도 1위로 올라선다. ‘농협증권+우투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4000억원으로 대우증권(4조원)보다 4000억원가량 많아진다. 영업점 수 역시 139개로 1위가 된다. 한투(109개), 대우(100개), 삼성(90개)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규모다. 두 회사를 합친 임직원 수도 3944명으로 업계 1위다.
규모의 경제를 떠나 경쟁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시너지다. 농협금융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분야를 우투증권이 보완해 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농협금융 각 계열사와의 다양한 화학적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우선 상품군의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우투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분야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삼성증권에 이어 국내 2위권이다. 우투증권이 개발한 우수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농협은행이나 NH-CA자산운용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우투증권은 상품 판매 확대, 농협은행과 NH-CA자산운용 등은 상품군 다변화의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금융은 또 우투증권의 자산운용 역량을 활용해 자금 운용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범 농협이 외부에 위탁을 맡겨 운용중인 자금은 총 159조원에 달한다. 농협은행 40조원, 농협생명 39조원, 상호금융 71조원, 지역 농축협 9조원 등이다. 전국 우투증권 점포망을 활용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직접 투자자문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의존 탈피하며 수익기반 확대
지역 및 고객 구성면에서도 보강 효과가 있다. 농협은행은 조직 특성상 지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서울에서 열세다. 농협은행 1187개 점포 중 서울 지역 점포는 205개밖에 되지 않는다. 경쟁사인 국민은행(441개), 신한은행(396개), 하나·외환은행(469개)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우투증권은 서울에서 강하다. 113개 전체 점포 중 45개가 서울에 자리잡고 있다. ‘브랜치 인 브랜치(BIB)’ 전략을 통해 농협은행과 우투증권 지점을 함께 운용하면 서로의 취약 지역에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은 농협금융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리테일 고객을 확대할 수 있고,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을 통해 대도시 채널을 보완해 서울 등의 거액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지난해 개설한 미국 뉴욕지점 외 해외 영업점이 없는 농협은행으로선 우투증권의 해외 점포망도 활용 가치가 크다. 우투증권이 런던 홍콩 싱가포르 자카르타 하노이 등에 진출해 있어서다.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해외 진출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의 우수한 IB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고객 기반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우투증권은 농협금융이 관계를 맺고 있는 공공기관 등을 기관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이 확보하고 있는 중소농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도 우투증권의 기업금융 부문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벤처캐피털 구성을 통한 지분투자 확대 등을 통해서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는 농협은행이 사정이 어려워지면 그룹 전체가 흔들렸지만,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수익 기반이 더 넓어지면서 앞으로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부족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농축산업 기술이 부족한 동남아 국가에 농협의 선진 기술을 전수해주고, 농협금융이 프로젝트 금융을 주선하는 방식이다. 10여개국에 영업점을 가진 우투증권을 활용한 해외진출 전략도 마련 중이다. 이래저래 올 한 해는 농협금융의 변신에 금융가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판매망+우투 상품군’의 시너지
농협금융의 변신은 증권업계 최강자로의 도약으로 우선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인수에 성공한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을 합병할 경우 압도적인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규모뿐 아니라 각종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향후 큰 질적 성장도 기대된다. 농협금융의 전국적인 점포망과 우투증권의 다양한 상품군, 소매 고객·지방에서 강한 농협금융과 기업영업·수도권에서 경쟁력을 가진 우투증권의 장점을 조화시킬 수 있어서다.
기존 농협증권과 우투증권이 합병하면 우선 규모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총자산이 36조2000억원으로 불어나 2위인 대우증권(27조5000억원)과의 격차가 9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자기자본 순위에서도 1위로 올라선다. ‘농협증권+우투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4000억원으로 대우증권(4조원)보다 4000억원가량 많아진다. 영업점 수 역시 139개로 1위가 된다. 한투(109개), 대우(100개), 삼성(90개)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규모다. 두 회사를 합친 임직원 수도 3944명으로 업계 1위다.
규모의 경제를 떠나 경쟁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시너지다. 농협금융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분야를 우투증권이 보완해 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농협금융 각 계열사와의 다양한 화학적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우선 상품군의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우투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분야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삼성증권에 이어 국내 2위권이다. 우투증권이 개발한 우수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농협은행이나 NH-CA자산운용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우투증권은 상품 판매 확대, 농협은행과 NH-CA자산운용 등은 상품군 다변화의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금융은 또 우투증권의 자산운용 역량을 활용해 자금 운용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범 농협이 외부에 위탁을 맡겨 운용중인 자금은 총 159조원에 달한다. 농협은행 40조원, 농협생명 39조원, 상호금융 71조원, 지역 농축협 9조원 등이다. 전국 우투증권 점포망을 활용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직접 투자자문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의존 탈피하며 수익기반 확대
지역 및 고객 구성면에서도 보강 효과가 있다. 농협은행은 조직 특성상 지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서울에서 열세다. 농협은행 1187개 점포 중 서울 지역 점포는 205개밖에 되지 않는다. 경쟁사인 국민은행(441개), 신한은행(396개), 하나·외환은행(469개)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우투증권은 서울에서 강하다. 113개 전체 점포 중 45개가 서울에 자리잡고 있다. ‘브랜치 인 브랜치(BIB)’ 전략을 통해 농협은행과 우투증권 지점을 함께 운용하면 서로의 취약 지역에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은 농협금융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리테일 고객을 확대할 수 있고,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을 통해 대도시 채널을 보완해 서울 등의 거액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지난해 개설한 미국 뉴욕지점 외 해외 영업점이 없는 농협은행으로선 우투증권의 해외 점포망도 활용 가치가 크다. 우투증권이 런던 홍콩 싱가포르 자카르타 하노이 등에 진출해 있어서다.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해외 진출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의 우수한 IB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고객 기반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우투증권은 농협금융이 관계를 맺고 있는 공공기관 등을 기관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이 확보하고 있는 중소농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도 우투증권의 기업금융 부문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벤처캐피털 구성을 통한 지분투자 확대 등을 통해서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는 농협은행이 사정이 어려워지면 그룹 전체가 흔들렸지만,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수익 기반이 더 넓어지면서 앞으로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