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식품 회사 코프코(Cofco)가 100년 역사의 네덜란드 곡물 거래상인 니데라(Nidera)에 투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프코가 지난달 니데라의 비공개 소수 지분 입찰에 참여했으며 2억5000만달러어치의 지분을 사들일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프코가 제출한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니데라는 1920년 네덜란드, 인도, 독일, 영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에 거점을 둔 유럽계 주요 곡물상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해당 국가의 머리글자를 따서 회사명을 지었으며 본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다.

WSJ는 코프코가 중국 최대 국영 식품 회사로 자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식량 안보를 주장하는 다른 나라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전보다는 소액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프코는 2011년 호주 설탕 제조업체 튤리슈가의 소수 지분을 1억4500만달러에 매입했다. 칠레와 프랑스 포도밭 일부에도 소액을 투자하고 있다.

코프코는 니데라의 지분 인수를 통해 남미 등 주요 곡물 생산지로의 접근성을 높일 전망이다. 중국은 2011년부터 쌀 수입이 수출을 넘어섰고, 최근 수입과 수출 규모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식량 자급률 95% 이상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현재 식량 자급률은 87%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해외에서 식품 관련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농업이 쇠퇴하고 중국인들의 입맛이 변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에서 생산한 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신이 커진 탓도 있다.

지난해 중국 육가공업체 솽후이는 미국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 스미스필드를 71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중 사상 최대 규모였다. 상하이의 브라이트푸드그룹은 2012년 영국 시리얼 회사 위타빅스푸드를, 중국투자공사는 2009년 싱가포르 곡물 거래 업체인 노블그룹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