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9일 본사에서 카나브의 중국 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진 리우 글로리아 사업개발담당,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주지만 글로리아 회장, 양홍빙 글로리아 사장, 리우 제이슨 글로리아 사업개발 임원. 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은 9일 본사에서 카나브의 중국 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진 리우 글로리아 사업개발담당,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주지만 글로리아 회장, 양홍빙 글로리아 사장, 리우 제이슨 글로리아 사업개발 임원. 보령제약 제공
국내에서 개발된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된다.

보령제약그룹은 9일 서울 원남동 본사에서 중국 글로리아사와 카나브 라이선스아웃(현지생산)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기술료로 540만달러(약 57억5400만원)를 이달 안에 받고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4억2800만위안(약 802억원)어치의 판매를 보장받았다. 글로리아가 중국 내 3상 임상시험 완료와 함께 현지 독점 판매권을 갖는 조건이다.

○중국 진출 1호 국산 신약

카나브는 국산 신약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해외 진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3개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 1억1460만달러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중국 계약으로 수출 2억달러 달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카나브 수출을 위해 중국 시장에 1년간 공을 들였다”며 “만리장성을 힘겹게 넘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양홍빙 글로리아 사장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서도 카나브는 글로벌 고혈압 약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며 “중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년 내 중국 1위 목표

중국은 의약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나라다. 2020년까지 연평균 의약품 시장 성장률이 1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혈압 시장 규모는 연간 3조원(약 166억위안)에 달한다. 카나브와 같은 계열인 노바티스의 ‘디오반’이 연 1000억원의 매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다국적사 영업을 강하게 규제하면서 자국 업체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이 같은 환경 변화와 글로리아의 영업망을 고려할 때 10년내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0년 제약시장에 뛰어든 글로리아는 항암제 고혈압치료제 등을 앞세워 매년 30% 이상 성장하면서 2012년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중국 고혈압치료제 1위를 달성해 또 하나의 글로벌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도 주목

이날 행사엔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최영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장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이강추 한국신약개발연구원장,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등 국회와 정부 당국자 등이 참석했다. 개별 제약사 수출 계약식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최 실장은 “제약분야 세계 3위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에서 카나브가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많은 국산 신약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가는 카나브는 글로벌시장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사례”고 평가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