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플래닛 부사장 "터키에 '11번가' 성공 진출…글로벌 플랫폼 도약"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오프라인의 통합 커머스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장동현 SK플래닛 사업운영총괄(COO) 부사장은 지난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뉴OK캐쉬백을 중심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글로벌 상품을 계속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역별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올해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이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지 3년째를 맞는 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때가 됐다는 얘기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에 중점을 두었는데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가장 먼저 진출한 터키는 현지의 도우시그룹과 온라인 커머스 전문회사인 ‘도우시 플래닛’을 세웠습니다. SK플래닛과 도우시그룹이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한 합작법인입니다. 작년 3월 ‘n11.com’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등록된 상품은 약 350만건, 물건을 등록판매하는 현지 판매자들은 4500명에 이르러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습니다. 토종 오픈마켓 11번가를 오픈마켓 최초로 해외 시장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곳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엑셀 악시아타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지난해 5월 계약을 맺었습니다. T스토어와 T맵, 호핀, 11번가 등 국내에서 성공한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서비스 전반에 걸쳐 사업을 추진할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외 시장은 어디입니까.

“미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서진우 사장이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5억~10억달러(5700억~1조1500억원)를 투입해 앞으로 3~5년 내에 미국의 기술 회사를 인수하거나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 진출 첫 결실은 작년 하반기 사생활을 지켜주며 ‘잊혀질 권리’를 내세운 모바일 메신저 ‘프랭클리’ 출시였습니다. 이어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한 패션서비스 ‘스타일태그’도 미국에 내놓았고요. SK플래닛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행보를 이어갈 것입니다.”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가 향후 SK플래닛의 핵심 화두입니까.

“앞으로 2~3년 동안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과 글로벌시장 성과를 창출하길 기대합니다. 그 일환인 ‘뉴OK캐쉬백’은 소비자, 판매자, 생산자 간의 상호 교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한 단계 높은 마케팅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스타일태그’도 온라인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할 것입니다. 이전에는 서로 연결되지 못했던 소비자, 판매자, 생산자 간 활동을 모바일을 중요한 매개체로 해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통합된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습니다.”

▷T스토어에 대한 외산 앱스토어의 공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T스토어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신뢰성과 편의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T스토어에 등록되는 모든 앱은 사전에 검증받아야만 합니다. 이를 거쳐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거나 유해한 앱은 걸러집니다. 또 본인 인증을 통해 연령에 맞는 콘텐츠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성인 콘텐츠를 아동·청소년이 볼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앱 저작권관리(ARM) 제도로 판매자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일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T스토어의 또 다른 강점이라면 다양한 결제 수단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휴대폰 결제, 신용카드, OK캐쉬백, 문화상품권, T멤버십 중에서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상품 판매에 있어서는 앱부터 멀티미디어 콘텐츠, 쇼핑 카테고리의 실물 상품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서 한 번에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 커머스의 원스톱을 지향합니다.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T스토어는 글로벌 대형 사업자들을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틱톡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입니까.

“그동안 틱톡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해왔습니다. 먼저 올해부터 터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입니다. 틱톡은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넘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콘텐츠라 함은 뉴스 쇼핑 음악만이 아니라 개인화된 사진, 동영상, 각종 파일 등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틱톡은 국내에선 SK플래닛이 가진 각종 콘텐츠가 모바일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는 통로로 활용할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국가별로 특화된 콘텐츠를 활용해 현지화를 실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중장기적으로 틱톡은 SK플래닛의 서비스가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인터넷 기업으로서 어떤 문화를 갖고 있습니까.

“SK플래닛에는 HUG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 중심의 휴먼(Human), 끊임없는 노력과 젊은 패기로 독창적이며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의미의 유니크(Unique), 전세계 고객을 감동시키자는 의미의 글로벌(Global)을 뜻합니다. SK플래닛 문화는 이 세 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IT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구성원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합니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진취적인 정신을 추구합니다. 벤처 프로그램인 ‘플래닛엑스’도 이런 문화에서 시작됐습니다. 플래닛엑스는 회사 창립 이후 격월마다 오디션 형태로 열리고 있습니다. 구성원과 전문 평가단의 지지로 선발되는 프로그램은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일체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사업화된 주요 서비스로는 위치기반 광고 중개 플랫폼 ‘어라운더스’, 스마트폰 기반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재래시장과 소형 자영업자에게 각광받고 있는 ‘?’, 위치기반 실시간 기상정보 서비스인 ‘웨더플래닛’, NFC태깅을 통해 어린이집과 학부모 간 쌍방향 실시간 소통 가능한 보육서비스 ‘니어키즈’ 등이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나 복지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까.

“IT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많이 영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SK플래닛에는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소개료(referral fee)’ 제도가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를 추천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또 우수 인재에게는 시장의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 유지를 위해 수도권 전 지역을 커버하는 차량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사옥 이전에 따른 구성원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SK플래닛은 구성원의 역량 개발·육성을 위한 복리후생비용, 교육 지원을 계속 확대·강화하고 있습니다. 의료비,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국내 기업 중 최고 수준의 각종 복리후생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