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나는 IT株…한숨돌린 내수株
코스피지수가 사흘 만에 반등하며 새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7.14포인트(0.37%) 오른 1953.2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517억원을 사들이며 매수세로 돌아선 반면 기관은 1140억원을 내다팔았다. 그동안 급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사흘 만에 각각 0.85%, 2.0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급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판단하면서도 원화 강세 기조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악화 등은 증시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주 목표 주가 하향 줄이어

증권사들이 최근 한 달간 내놓은 종목 리포트들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있다.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5일부터 이날까지 약 한 달간 증권사에서 내놓은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총 138건이다. 같은 기간 내놓은 상향 리포트(101건)보다 36% 많았다. 특히 올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이날까지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36건)는 상향 리포트(18건)의 2배에 달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 우려에 연초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후행적으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연이어 발간된 것으로 분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반영돼 예측이 쉽지 않은 영역이고, 실제 발표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올해 초부터 수출주 위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뒤늦게 목표주가를 낮추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IT주 기대치 가장 저하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하향된 종목군은 IT주였다. 138건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중 삼성전기(12건) LG전자(6건) 삼성SDI(4건) 삼성전자(3건) 등의 IT주가 상당수 포함됐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악화가 꼽혔다. 지난 3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수정한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실적 둔화 전망에 따라 관련 부품주들의 목표주가가 일제히 하향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개선 영향으로 수출주들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원화 강세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외국계 크레디트스위스는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8조원 중반대로 낮춰서 제시했다.

◆안정적인 내수주 등에 기대 ‘올인’

반면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성장여력이 유효한 일부 IT주나 원화 강세와 무관한 내수주에 대해서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이어졌다.

최근 한 달간 에프앤가이드에 등록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 101건 중 가장 많은 ‘러브콜’을 많은 종목은 SK하이닉스(10건)였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종에 대한 낮아진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정적인 출하량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6건)는 신작 발표와 중국 게임시장 진출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CJ오쇼핑(5건) 아모레퍼시픽(3건) 현대홈쇼핑(3건) 베이직하우스(3건) 등을 포함한 내수주도 주를 이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에 부진했던 내수주가 올해 소비경기 개선으로 인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