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석유화학 맑음, 電·車군단 구름, 철강 흐림
갑오년 새해 증시에서 업종별 기상도는 어떻게 될까. 역술인들은 화기(火氣)가 강한 갑오년은 마른 장작이 아궁이 속에서 큰 불길을 만들어내는 해로 본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에너지·석유화학 관련주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진했던 업종인 만큼 올해 이익 증가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정보기술(IT) 분야 순이익 증가율은 12%, 자동차 분야 순이익 증가율은 10%에 머물 것으로 점쳐지는 데 비해 에너지·화학 순이익 증가율은 48%로 예상된다.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PE·PP) 산업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산업 전반에 대한 시각도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타이어 교체 수요도 2분기부터 늘어날 전망이어서 타이어 원료인 부타디엔 생산업체인 롯데케미칼, LG화학, 금호석유 등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장 마감일까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홈쇼핑주 전망도 밝다. 모바일 판매 증가 등으로 시장 규모 확대 기조가 유지되면서 GS홈쇼핑, CJ오쇼핑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전망은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된다. 다만 엔저와 성장성 둔화 가능성이란 부담은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모양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반도체 산업 호황기가 기대되지만 이미 산업경기가 정점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많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하고 있어 분위기가 어둡다.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이 겹치면서 대형IT 주는 ‘갬’으로 평가받았다.

자동차 산업도 현대·기아차의 신차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차와의 경쟁심화 우려가 점수를 갉아먹은 형국이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기아차는 제네시스 신형 모델과 LF쏘나타 등 신차 효과 기대가 크고 중국과 미국 현지 공장 증설효과도 기대된다”면서도 “환율 변동과 노사관계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하경쟁에 직면한 철강업종에 대해선 박한 전망이 많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