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5대 현안 제시…상하이자유무역지대·제철소감축도 관심

올해 중국 경제는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장밋빛 전망으로 올해를 출발한 중국 경제는 지난 3분기에 성장률이 반등하기 전까지 둔화를 겪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7.6%로 지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경제 블로그인 '리얼 타임 이코노믹스'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를 이같이 평가하면서 내년 중국 경제에 관건이 될 5가지 현안으로 지방정부 부채,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유동성 경색, 제철소 감축, 부동산 거품을 제시했다.

◇지방정부 부채 =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에 대응하려고 2009년 대규모의 경기 부양에 나섰다.

지방정부는 자금을 차입해 교량, 새 청사, 경기장 등 인프라를 확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와 상환 능력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도 상환이 힘든 악성 부채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감사 당국이 지난 10월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문은 중국 당국의 조사가 끝나면 지방정부의 악성부채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와 금지목록 = 중국 정부는 올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켰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운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를 개방하고 탈규제의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관심은 중국 당국이 내년에 개정할 '금지 목록'(negative list)이다.

이 목록에 지정된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허용된다.

금지 목록이 짧아진다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가 시선을 끌기 위한 쇼가 아니라 중요한 개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유동성 경색 우려 = 중국 지난 6월 신용 경색을 겪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자금을 투입했던 과거와 달리 개입을 보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중앙은행이 은행 스스로 자금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후 당시와 같은 돈 가뭄이 재발하지 않았지만 은행 간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상승했고 내년에도 중국의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생산 과잉 제철소 감축 여부 = 중국의 올해 철강 생산량은 세계 최대다.

나머지 전 세계 국가들의 생산량을 모두 합한 것과 거의 같은 규모다.

당연히 과잉 생산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북부 지역에서 환경오염까지 발생했다.

중국의 올해 중공업 생산 속도는 경공업보다 훨씬 빨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중공업 생산 속도가 경공업보다 떨어지면 중국의 산업 재균형 정책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거품 =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의문은 부동산 시장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개발과 수년째 계속되는 두자릿수 가격 상승률로 많은 중국인이 주택 마련의 꿈을 포기했고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주택 가격 억제를 위해 올해 다주택 규제,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등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선별적으로 시행돼 효과가 없었다.

부동산 재산세가 논의되고 있지만 재산 공개를 우려하는 부유층 관리들의 반발로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지도부가 단기 성장을 희생해 장기 안정을 원한다면 개혁의 출발지로 부동산 시장을 선택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