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양안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잉주 (馬英九) 대만 총통은 최근 홍콩 잡지인 아주주간 (亞洲週刊)과의 회견에서 내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중국시보 등이 26일 전했다.
사진출처: 아주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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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총통은 APEC이 국가원수나 대통령 신분으로 참석하는 모임이 아니라 형식상 각 경제체의 영수 간 회의라는 점에서 중국과 대만 모두에게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양안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되면 장제스(蔣介石)가 이끄는 국민당이 중국 공산당과의 국공(國共) 내전에서 패해 1949년 대만으로 건너간 이후 처음으로 대만 총통이 중국 땅을 밟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마 총통의 방중 신분 문제가 먼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만은 총통 자격의 방중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생각하는 중국은 대만 총통 직책을 인정할 수 없으며 마 총통이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만 방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 총통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시 주석과 만난다면 반드시 중화민국 (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이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중국이 대만 총통의 APEC 정상회담 참석을 달가워하지 않는 점도 장애물이다.

대만은 지금까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내세우는 중국의 견제 때문에 총통 대신 특사를 이 회의에 참석시켜 왔다.

대(對) 중국 문제를 총괄하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장관)은 24일 국민당 회의에 참석해 마 총통의 내년 베이징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판리칭(范麗靑) 대변인은 논평에서 양안 관계의 평화적인 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신축적인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선 내년 2월로 예정된 양안 장관회담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물밑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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