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계정체계 개편해 예술·R&D·무기도 GDP에 집계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체계(SNA) 기준 개편을 마무리하는 내년 3월부턴 국내총생산(GDP) 집계액이 소폭 늘어난다.

예를 들어 2010년 GDP는 현재 기준으론 1천173조원이나 개편안에 따르면 약 1천220조원으로 4% 늘어난다.

한은은 23일 내놓은 '국민계정 작성기준의 변경과 그 영향' 보고서에서 "SNA 개정내용을 반영하면 우리나라 주요 거시경제지표가 상당폭 변화한다"고 밝혔다.

SNA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과 경제주체 간 거래 활동을 기록하는 국제 기준이다.

국민소득·산업연관표·자금순환표·국제수지표·국민대차대조표 등 5대 국민계정이 이 메뉴얼을 따른다.

한은은 현 1993년 SNA를 2008년 기준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8 SNA는 국제연합(UN), 국제통화기금(IMF) 등 5개 국제기구가 합의한 것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등 3개국이 적용 중이다.

유럽은 내년 중 개편 작업을 완료한다.

새 기준에선 음악, 드라마, 영화, 문학 등 예술품 원본의 제작비와 기업 및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출을 무형고정투자(지적재산권)로 편입한다.

예컨대 영화가 한 편 제작되면 단순히 그해 극장 매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작비(또는 판권)가 하나의 고정투자로 여러 해에 걸쳐 감가상각 돼 그만큼의 부가가치가 GDP에 추가된다.

군함, 잠수기, 전투기 등 파괴목적용 군사장비도 고정자산으로 처리한다.

역시 감가상각이 되는 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한은은 개편안을 적용하면 2010년의 경우 GDP가 R&D의 자산 처리로 3.6%, 무기시스템 자산 처리로 0.3%, 예술품 원본 자산처리로 0.2%씩 증가해 총 4%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1인당 국민소득(GNI)도 800달러 정도 늘어난다.

총저축률과 국내총투자율도 각각 3%포인트씩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은 2000년 이후 국민계정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 조정한 자료를 내년 3월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철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식재산 생산물이 여러 해에 걸쳐 생산에 기여하는데도 한 해의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면서 나타났던 비(非)일관성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