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결성,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결성,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지향점은 창당”이라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의 이유로 ‘삶의 정치’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해온 우리 정치는 지금 건강하지 않다”며 “국민이 일상 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 정치, 생활 정치’”라고 했다. 이어 “이 같은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기존 양당제의 틀을 무너뜨리고 좌우를 뛰어넘는 제3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나라를 절대 빈곤에서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피땀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를 만들었다”며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창당 시점과 관련, 안 의원은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말해 내년 6월 지방선거 전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여의치 않으면 창당준비위원회 정도의 조직으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후 창당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새정치추진위원회는 법적 기구인 창당준비위원회의 전 단계로서 창당 로드맵 수립 등 실무 작업을 맡게 된다.

안철수 신당의 성공 여부는 향후 참신한 인재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달렸다. 안 의원은 지난 4·24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인재 영입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야심차게 영입했던 진보 성향의 원로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80여일 만에 돌연 사퇴하면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자신과 함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도 안 의원 곁을 떠났다. 최근 발표된 지역별 실행위원 534명의 명단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를 찾아보기 어려워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기존 정당에서 밀려나 있던 인사들이 일부 포함돼 ‘기웃인사’라는 조롱(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받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의원이 창당 시점을 지방선거 전이냐, 후냐 못박지 않은 것은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세력화가 어렵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꾸려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두 배가량을 웃돌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여야 간 극한 대치 국면으로 안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호기/김재후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