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달새 1조원 빨아들인 중국은행 AB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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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CP : 자산유동화기업어음 >
中은행 서울 지점들 국내서 기업예금 유치…본토 대출용으로 사용
국내 금융사·기업들 "금리 높고 환차익 기대"
中은행 서울 지점들 국내서 기업예금 유치…본토 대출용으로 사용
국내 금융사·기업들 "금리 높고 환차익 기대"
▶마켓인사이트 11월28일 오전 8시49분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거액 예금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1조2000억원 이상의 신규 예금을 빨아들였다. 유치한 예금 대부분은 본토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엄격한 예대율 규제 등으로 인해 부족해진 대출 재원을 국내에서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11월 신규 예금만 1.2兆 웃돌아
28일 국내 신용평가 3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BoC), 중국교통은행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에서 최소 1조2000억원의 정기예금을 유치했다.
예금주는 대부분 국내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계정이다. 증권사들이 예금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기초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만들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이 ABCP를 사들이는 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이달 들어 이 같은 형태로 중국 은행에 흘러들어온 위안화 예금은 최소 49억4850만위안(약 8600억원), 달러화 예금은 3억6000만달러(약 3800억원)에 이른다.
서울지점 간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위안화 예금 총액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 위안화 예금 잔액은 지난 10월 말 현재 16억4000만달러로 8월 말 3억1000만달러에서 2개월 만에 다섯 배 넘게 불어났다. 이달에도 10억달러 안팎의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ABCP 형태로 정기예금 유치에 뛰어든 서울지점은 BoC 한 곳에 그쳤지만, 이후 3곳이 추가로 참여해서다.
“중국 본토 자금경색 영향”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은 수중에 들어온 돈 대부분을 중국 본토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거래를 주관한 한 관계자는 “본토에서 대출 계획을 미리 잡아놓은 뒤 국내에서 여기에 맞춰 예금을 유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금 대부분이 본토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긴축 기조로 인해 현지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 심해진 데서 이 같은 거래 증가의 원인을 찾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2011년부터 예대율 75%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 6월20일에는 일시적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7일물 단기금리가 연 10.77%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도 5% 수준을 나타내며 경색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한 증권사 FICC(채권·통화·상품)팀장은 “지난 6월 이후 단기금리 상승으로 드러난 본토 자금시장의 경색 상황이 국내에서의 예금 유치 경쟁을 낳은 배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1년 예금금리 연3%대 ‘매력’
국내 금융회사들은 중국 은행 정기예금 또는 관련 ABCP 상품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이 유치한 정기예금 금리가 위안화 기준 1년 만기에 연 3% 초반 수준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연 2.6~2.7%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환위험 헤지(회피) 과정에서 덤으로 가져갈 수 있는 외환 관련 차익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올 2월 위안화 정기예금 기초 ABCP 상품을 처음 설계한 동부증권 FICC영업팀의 강중원 과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 9월 이후 환헤지 과정에서 많게는 0.5%포인트 안팎의 추가 수익이 ABCP 투자자에게 주어지고 있다”며 “안전한 고수익 기업어음(CP)에 목마른 국내 금융회사의 수요와 맞아떨어져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거액 예금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1조2000억원 이상의 신규 예금을 빨아들였다. 유치한 예금 대부분은 본토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엄격한 예대율 규제 등으로 인해 부족해진 대출 재원을 국내에서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11월 신규 예금만 1.2兆 웃돌아
28일 국내 신용평가 3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BoC), 중국교통은행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에서 최소 1조2000억원의 정기예금을 유치했다.
예금주는 대부분 국내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계정이다. 증권사들이 예금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기초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만들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이 ABCP를 사들이는 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이달 들어 이 같은 형태로 중국 은행에 흘러들어온 위안화 예금은 최소 49억4850만위안(약 8600억원), 달러화 예금은 3억6000만달러(약 3800억원)에 이른다.
서울지점 간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위안화 예금 총액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 위안화 예금 잔액은 지난 10월 말 현재 16억4000만달러로 8월 말 3억1000만달러에서 2개월 만에 다섯 배 넘게 불어났다. 이달에도 10억달러 안팎의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ABCP 형태로 정기예금 유치에 뛰어든 서울지점은 BoC 한 곳에 그쳤지만, 이후 3곳이 추가로 참여해서다.
“중국 본토 자금경색 영향”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은 수중에 들어온 돈 대부분을 중국 본토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거래를 주관한 한 관계자는 “본토에서 대출 계획을 미리 잡아놓은 뒤 국내에서 여기에 맞춰 예금을 유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금 대부분이 본토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긴축 기조로 인해 현지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 심해진 데서 이 같은 거래 증가의 원인을 찾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2011년부터 예대율 75%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 6월20일에는 일시적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7일물 단기금리가 연 10.77%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도 5% 수준을 나타내며 경색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한 증권사 FICC(채권·통화·상품)팀장은 “지난 6월 이후 단기금리 상승으로 드러난 본토 자금시장의 경색 상황이 국내에서의 예금 유치 경쟁을 낳은 배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1년 예금금리 연3%대 ‘매력’
국내 금융회사들은 중국 은행 정기예금 또는 관련 ABCP 상품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 은행 서울지점들이 유치한 정기예금 금리가 위안화 기준 1년 만기에 연 3% 초반 수준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연 2.6~2.7%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환위험 헤지(회피) 과정에서 덤으로 가져갈 수 있는 외환 관련 차익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올 2월 위안화 정기예금 기초 ABCP 상품을 처음 설계한 동부증권 FICC영업팀의 강중원 과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 9월 이후 환헤지 과정에서 많게는 0.5%포인트 안팎의 추가 수익이 ABCP 투자자에게 주어지고 있다”며 “안전한 고수익 기업어음(CP)에 목마른 국내 금융회사의 수요와 맞아떨어져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