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 스 게인 즈 버러의 ‘화가의 딸들’ (1755~1756, 런던 내셔널갤러리)
토머 스 게인 즈 버러의 ‘화가의 딸들’ (1755~1756, 런던 내셔널갤러리)
귀여운 두 어린 여자아이가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다. 동생인 듯 보이는 왼쪽의 아이는 온통 나비에 정신이 팔린 듯하다. 그는 언니의 손을 잡아끌며 나비가 있는 쪽으로 이탈하려 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온통 조바심으로 가득찬 듯하다. 반대로 언니는 나비 따위에는 관심 없다는 표정이다.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그는 자기 나름의 생각의 중심이 선듯 자신감에 차있다. 그는 동생이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손에 단단히 힘을 줬다.

영국의 초상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1727~1788)의 활동기는 한창 계몽주의가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그의 그림 속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런 새시대의 기운으로 가득 차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